`더 얇게, 더 선명하게, 더 오래, 더 자유롭게…`
궁극의 디스플레이를 향한 혁신은 소재에서부터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강국임을 증명하듯 글로벌 소재 기업들의 대다수가 이번 테크 페어에서 저마다 획기적인 디스플레이 소재들을 소개했다.
하이라이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다. OLED가 그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케미칼·스미토모화학·머크·바스프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OLED 솔루션들을 보유하고 있다. 강조하는 점들은 각자 다르지만 가장 치열한 경쟁은 청색 발광 소재와 프린팅 솔루션에서 이뤄지고 있다.
OLED 생산 공정 중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OLED 소재 증착이다. 보다 쉽게 생산할 수 있는 화이트 OLED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발광소재를 잉크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OLED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생산비용 절감으로 OLED 대중화도 이룰 수 있다. 부품 수가 적어 오히려 LCD보다도 저렴하게 내놓을 수도 있다.
이번 테크 페어에서는 스미토모화학과 머크가 프린팅 솔루션을 소개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잉크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고분자(폴리머)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지난 CES에서 스미토모화학은 자사의 소재로 프린팅 OLED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파나소닉 OLED TV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미래 프린팅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오래 전부터 폴리머와 관련된 특허와 기술을 사들이기도 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인쇄전자 기술을 바탕으로 OLED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태양광·조명에도 적용하고 있다. 공정이 간단한 유기반도체 소재도 개발 중이다.
머크도 잉크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머크의 레미 아네미안 매니저는 “머크는 증착용 소재와 프린팅 소재 두 가지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두 기술의 강점을 결합해 수명과 효율을 모두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색 발광 소재에서는 다우케미칼과 바스프가 격돌했다. 다우케미칼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OLED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발광 소재부터 공통층 소재까지 두루 갖췄다. 발광재 중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소재는 청색이다. 효율이 낮은 청색 때문에 TV 수명을 보장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나라도 국책 과제로 고효율 청색 발광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OLED 소재 시장에 진입하려는 바스프는 미래를 겨냥해 청색 OLED 인광 소재를 개발 중이다. 2~3년 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쓰리엠은 LCD로도 자연 색 그대로를 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양자점성능향상필름(QDEF, Quantum dot enhancement film)에 있다. 양자점은 물질 크기가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어들 때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반도체 나노 입자를 말한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길이의 파장이 나와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으며, 색 순도와 광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케네스 핸리 쓰리엠 매니저는 NTSC(컬러 TV 표준 방식)의 70% 정도에 불과한 LCD의 색역을 100% 넘게 끌어올릴 수 있는 조합을 소개했다. 청색 LED+QDEF+성능향상필름+컬러필터 조합을 사용하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할 경우 좁아지는 녹색과 적색 색역을 넓힐 수 있다. 표준 컬러필터를 사용해도 색역을 100% 넘게 보장한다.
디스플레이 소재에서 유리도 빠질 수 없다. LCD든 OLED든, CRT까지도 디스플레이 기술 혁신은 유리와 맞닿아 있었다. 세계 1위 특수 유리 업체인 코닝의 피터 보코 글래스테크놀로지 사업부 CTO는 유비쿼터스 디스플레이 시대에 유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트렌드인 고해상도·저전력을 위한 내구성이 강한 유리도 소개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