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태블릿PC ‘삼지연’ 사용기가 소개됐다. 의외로 괜찮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삼지연 SA-70 태블릿PC를 직접 사용해본 루디게르 프랑크(Rudiger Frank) 비엔나대학교수의 리뷰를 소개했다. 프랑크 교수는 비엔나대학의 동아시아 경제 및 사회학 교수이며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북한이 자체 생산한 첫 태블릿PC 삼지연은 지난 8월 아시아 트레이드 쇼에 출품돼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프랑크 교수는 북한에서 며칠 동안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사용했는데, 독재와 폐쇄성으로 악명 높은 북한 제품이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삼지연은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으며 앱들도 의외로 잘 구동된다. 리뷰에 따르면 488개의 앱들이 사전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앵그리버드와 같은 게임,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MS 오피스 패키지, PDF 리더, 음악 플레이어 등이 탑재돼 있다. MS 오피스 패키지가 어떻게 삼지연에 설치됐는지 알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에 문의했지만 회신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애플 시리와 유사한 음성인식 기능과 백과사전, e북 콘텐츠 등이 제공된다. e북 콘텐츠는 디킨스, 발자크 등의 저서도 있었지만 대부분 김일성을 주제로 한 혁명문학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태블릿PC들과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아날로그TV 리시버다. 북한의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북한 특성을 반영하다보니 한 가지 중대한 결점도 갖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엄격한 사전 검열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평생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지연 역시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대신 정부가 통제하는 북한 내 인트라넷만 사용할 수 있다.
프랑크 교수는 삼지연에 대해 ‘주목할 만하다(a remarkable device)’며 북한 사회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터넷 접속이 허용되지 않는 데다 북한 내부 인트라넷은 외국인에게 액세스가 허용되지 않아 제한적인 사용기라고 첨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지연으로 북한의 IT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으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이 발전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북한에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프랑크 교수의 삼지연 사용기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의 북한정보 사이트 38노스(38north.org) 웹사이트(http://38north.org/wp-content/uploads/2013/10/SamjiyonProductReview_RFrank102213-2.pdf)에서 읽을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