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타마 로버트손은 자신이 그린 그림과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 빈방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를 알고부터 그의 살림은 훨씬 윤택해졌다. 자택 주방과 집 열쇠를 타인과 나누고 연간 1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올리게 된 것. 하지만 현재 뉴욕에서 로버트손은 범법자가 될 지경에 처했다.
스타트업 공유경제의 표본이던 `에어비앤비`가 뉴욕의 낡은 법에 발목잡혔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 법무장관은 에어비앤비의 수익 모델이 주법에 어긋나며, 이에 따라 회사의 연간 수익 40억달러는 불법이라고 지적해 파장을 일으켰다.
뉴욕 대부분의 아파트는 30일 이내로 대여하면 불법이다. 일부 서비스 사용자가 자신의 주택을 호텔처럼 활용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세금 징수 체계가 혼란을 빚자 주 정부는 에어비앤비 자체가 불법이며, 부당 수익 취득으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 시의원 스콧 플랜티는 “(에어비앤비 때문에) 지역 사회의 균형이 깨졌다”며 “영업 허가를 받지 않고 호텔업을 하는 탈법 행태”라고 비판했다. 뉴욕 상당수 주민은 에어비앤비로 방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교통 혼잡과 소음, 심각한 주차난 등 부작용을 겪는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에어비엔비 규제는 시대 흐름과 역행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지난 8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 `사이드카`, `우버` 등을 `수송네트워크기업`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도록 도울 뿐 아니라 낯선 사람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게 하는 `공유경제`는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에어비앤비 사용자 중 한 사람인 레슬리 씨는 “뉴욕시에서 주장하는 해당 법을 5명의 변호사에게 해석을 의뢰했더니 5개의 각각 다른 답이 돌아왔다”며 “일부 부작용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해결해나가야 할 부분이지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헌트먼 에어비앤지 글로벌공공정책 부문 대표는 “우리 사용자 90%가 자신이 사는 공간의 일부를 내주는 정도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탈법 호텔업이라는 지적에 반박했다.
뉴욕 시민에게 에어비앤비는 부업 그 이상의 의미다. 주택 값이 비싼 뉴욕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숙박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채 각종 치안 위협에 시달렸던 뉴욕의 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데 기여한다. 우리나라에도 에어비앤비를 벤치마킹한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했다.
지난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독특한 숙소를 가진 사람과 숙박할 곳을 찾는 사람을 인터넷과 모바일로 연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192개 국가, 3만4502개 도시 여행자 숙소 정보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