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김창섭 가천대 교수 "국내 송전망은 이미 여유가 없다"

전맥경화, 송전망이 불안하다

“국내 송전망은 이미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발전소들이 생산한 전력을 운송하기도 벅찹니다. 늘어나는 전력사용량과 발전소 대비 송전망 건설이 너무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슈분석]김창섭 가천대 교수 "국내 송전망은 이미 여유가 없다"

김창섭 가천대학교 에너지IT학과 교수는 국내 송전망 상황에 대해 더 이상 발전소를 수용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6차 송전망 계획, 선로 우회 등의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늘어나는 국가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신규 송전망 건설이다.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국내에서 송전망을 쉽게 건설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한다.

김 교수는 불가피한 차선책으로 분산전원을 언급했다. 수용가 근처에 발전시설을 지어 송전망 건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것도 희망사항이다. 거주지역 근처에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데 송전망과 같은 민원문제가 발생한다. 또 내륙지방의 경우 LNG발전소를 건설할 수밖에 없어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송전망 건설이 어렵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산전원이 제안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비싼 전원으로 이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송전망 건설이 이루어지면 좋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로 당장 전력부족의 급한 불을 끄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지도 불확실하다. 김 교수는 “더 이상 정부가 국민에게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신규 송전망 건설이 앞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히려 해답을 전력사용량을 줄이는데서 찾고 있다. 공급능력을 늘릴 수 없다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처럼 송전망 하나를 건설하기 위해 지역민들과 지루한 싸움을 반복해야 한다면 오히려 신규 증설보다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요에 맞게 송전망을 구성하는 것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에서 더 이상 소비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며 “전열기기 같이 전기로 대체된 에너지 사용 기기들을 다시 원래 연료로 돌리는 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