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트위터가 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26달러 대비 73% 높은 가격으로 마감했다. 오전 한때 93%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TWTR`로 거래되는 트위터 주식은 이날 45.10달러로 개장해 1시간여 만에 한때 50.09달러까지 상승했다가 44.90달러로 마감했다. 이튿날에는 다시 떨어져 41.64달러로 마감했다. 첫날 성공적 기업공개(IPO) 입성이란 평가를 받은 트위터가 사실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 후 주가 폭락을 거듭한 페이스북 처럼 공모가를 높게 잡지 않아 낙폭은 크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2012년 페이스북에 이어 최근 가장 주목 받는 IPO다. 트위터는 총 18억2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외신은 트위터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지만 많은 가입자 규모에도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를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사용자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는 트위터가 과연 수익을 내며 세계 IT 업계의 기대주에서 톱클래스로 날아오를지 관심이 모인다.
◇지속된 적자, 수익성 확보가 지상과제
트위터는 올 3분기 6900만달러(약 731억원) 손실을 냈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1억3000만달러(약 1373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4억2220만달러(약 4477억원)로 작년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 매출이 늘어났지만 손실도 커졌다.
소셜인터넷펀드의 루 커너는 트위터가 매우 성공적으로 IPO를 치렀다고 평가하면서도 “페이스북처럼 결국 IPO 성공과 실패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트위터 주식의 성공 여부는 회사가 어떻게 실적을 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가가 거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트위터가 증명하려면 사용자 수 증가, 충성도, 수익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트위터가 이익을 내는 데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트위터 매출이 전년대비 98% 증가한 6억2800만달러(약 6663억원)를 기록했지만 2014년과 2015년 매출 증가율은 각각 54%, 31%로 둔화한다고 예상했다.
◇활동 뜸해진 사용자 잡아야
트위터의 더 큰 문제는 성장 둔화다. 9월 기준으로 트위터 사용자는 2억300만명으로 10억명인 페이스북의 4분의 1 수준이다. 휴면 계정이 늘면서 실제 사용자수도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 사용자 증가율은 각각 10%, 7%였는데 3분기 6%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에 편중된 매출 구조도 풀어야 할 숙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위터 가입자 4분의 3이 해외에 있지만 매출은 대부분 미국에 편중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트위터가 이익을 내려면 해외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데 한국의 카카오나 중국 웨이보 등 각 나라에 특화된 SNS 기업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트위터가 해외에서 사용자를 확대한 것은 자체 노력보다 아랍의 봄이나 일본 대지진 등 특정 사건 영향이 컸다. 이런 사용자는 대형 뉴스가 잠잠해지면 트위터를 떠난다.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신생 SNS도 트위터를 위협한다. 뉴욕타임즈는 스냅챕과 왓츠앱, 라인, 텀블러,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카카오톡 등이 트위터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140자로 한정된 글을 올리는데 반해 경쟁자들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포스팅으로 사용자를 유혹한다. 트위터보다 강력한 메시징 기능으로 사용 빈도를 높인다.
◇광고 플랫폼으로 성공에 달려
월스트리트는 젊은 기업 트위터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배팅했다. 뉴욕타임즈는 투자가들은 광고 플랫폼으로 트위터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페이스북, 구글과 함께 주요 소셜미디어 허브다. 트위터는 다른 광고 플랫폼과 달리 정확한 대상에 광고를 전달한다. 트위터의 수익 모델은 87%가 광고에서 나오는 프로모티드 트윗(Promoted Twit)에서 나온다.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었던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는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접속한다.
월간 모바일 방문자는 1억7500만명으로 전체 76%를 차지한다. 지난 3분기 트위터 광고 매출 중 70%가 모바일서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는 올해 트위터 광고 매출이 5억8280만달러(약 6185억원)에 이르며 내년에는 10억달러(약 1조605억원)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사용자 맞춤형 광고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새로운 사용자가 트위터에 오는 길을 아주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