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CEO들은 도로에서 1분 1초가 아깝죠. A사 CEO인 B씨도 그렇습니다. 지방 본사와 서울 집을 매일 오가야 하고, 주말에는 골프를 다녀야 하는 데 고속도로가 출퇴근 시간, 주말에는 항상 막힌다는 게 문제죠. 그래서 B씨는 전용차를 마련했습니다. 12인승 승합차를 편한 의자로 개조해 버스전용차선으로 다닌답니다. 주말 골프 약속이 있을 때 타는 25인승 버스도 있다고 하죠. 그럴 때면 골프장 직원들이 놀란다고 합니다. 워낙 바쁘게 사는 그가 고안해 낸 생활의 지혜입니다.
○…매출 3조원을 바라보는 한 중견그룹 창업자 C씨. 7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도 그의 학구열은 유명합니다. 직원들이 올리는 보고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기술 세미나까지도 직접 찾아다닙니다. 그런 학구열 덕분일까요. 이 그룹은 신사업이 기존 사업을 뛰어넘을 정도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터치스크린패널·이차전지 소재 등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안목이 없었다면 이런 사업에 진출하지 못했겠지요. 역시 공부란, 나이도 지위도 불문하고 평생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소재부품 업체 CEO라면 사업상 골프를 치지 않을 수 없죠. 딱딱한 회의실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골프장에서 운동하면서 계약이 술술 잘 풀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중견부품 업체 A사장은 골프 실력이 형편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연습할 시간은 없는데 사업상 약속은 많죠. 승부욕이 강한 스타일이라 골프 약속은 그에게 무척이나 곤혹스러운 자리입니다. 그러다 얼마 전 한 가지 묘수를 생각해 냈다고 하네요. 공은 치지 않고 7번 아이언만 들고 고객과 같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골프 비용은 다 지불하면서 말이죠. 지인들은 D사장이 참 비싼 산책을 한다며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합니다.
○…중소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제조사 E팀장은 캠핑 마니아입니다. 국내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할 때 친구따라 처음 캠핑을 접하고서는 단번에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캠핑 용품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산 지 2년 된 자동차도 과감히 바꿨습니다. 이런 그가 회사 동료들을 가만히 둘 리 없겠죠. 캠핑 전파에 나섰습니다. 캠핑은 첫 경험이 중요하다며 편하고 재밌게 캠핑을 알아가게 만든답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음식도 풀코스로 대접받을 정도라네요. 이렇게 캠핑마니아가 된 회사 임직원도 꽤 돼 정기 모임도 계획하고 있다니 이참에 회사 캠핑대회라도 한 번 추진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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