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도어(Nextdoor)는 위치기반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위치기반이라고 하지만 포스퀘어 등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추적하는 서비스와는 다르다. 넥스트도어의 `위치`는 사는 곳, 즉 `실거주지`다. 넥스트도어는 이름처럼 동네 이웃을 연결한다. 거주지가 다르면 같은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없다. 철저하게 실거주지를 확인하고 확인된 사람들끼리 공통 관심사를 나누는 폐쇄형 SNS다. 그레이록 파트너스 등 현지 유명 벤처캐피털에서 `차세대 SNS`란 극찬과 함께 총 4020만달러(약 428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서비스를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박지웅(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동네 이웃을 연결하는 폐쇄형 SNS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이웃과 교류하기 위한 웹·모바일 서비스다. 넥스트도어란 이름 아래 네이버나 다음에 무수히 많이 있는 `○○아파트 주민 모임` 같은 카페를 모았다고 이해하면 쉽다.
핵심은 철저한 사용자 검증이다. 실명을 바탕으로 실거주지를 확인한다. 고객 정보에 올린 주소로 코드번호를 담은 우편물을 발송한다. 고객이 우편물을 받은 뒤 코드번호를 입력해야 비로소 가입이 끝난다. 이 방법이 귀찮다면 신용카드 인증도 있다. 일단 회원으로 가입하면 실명과 사는 곳이 공개되고 다른 지역 커뮤니티, 넥스트도어가 명명한 `네이버후드(Neighbourhood)`에는 가입은 물론 글 읽기도 불가능하다.
-정진욱=인증 방법을 빼면 간단한 서비스다. 추천 이유는.
▲박지웅=가장 강력한 폐쇄형 SNS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한 사람이 사용하는 SNS의 수는 정해져 있다. 인맥 관리와 교류용으로 공개적으로 쓰는 것과 목적에 맞는 SNS 몇 개가 전부다. 공개형 SNS는 이미 페이스북이란 절대강자가 있다.
폐쇄형 SNS 시장이 남았는데 유력한 콘셉트가 가족, 연인, 동네다. 이 가운데 동네가 가장 강력하다. 가족과 연인이 추억이라면 동네는 지역 정보 중심이다. 인근 지역 상점 정보부터 치안 정보까지 다양하다. 실제 넥스트도어는 범죄 예방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동네에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같은 지역 사용자끼리 누구인지 검증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넥스트도어의 가능성은 투자한 벤처캐피털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요 투자사가 그레이록이다. 그레이록은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만이 참가한 곳이다. 링크드인을 성공시키고 페이스북에도 투자하는 등 SNS에 관한한 가장 감이 좋은 회사다. 넥스트도어를 `차세대 SNS`라고 극찬한 사람도 리드 호프만이다.
-정진욱=넥스트도어의 비즈니스모델은.
▲박지웅=아직은 없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강력한 지역기반 광고플랫폼이 될 거다.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구현한 지역기반 정보는 개인 이동경로 기반이었다. 집처럼 확실한 위치 정보를 모은 서비스는 없었다. 거주지는 가장 강력한 정보다. 단순히 인근 상점 정보를 모으는 게 아니다. 거주지로 소득수준을 가늠한다. 지역 정보에 소득 수준을 더해 정밀한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일부 상거래 모델 적용도 예상된다. 아파트 단위 공동구매와 중고거래 등이다.
-정진욱=광고주에겐 분명 매력적인 서비스다. 사용자는 어떤가.
▲박지웅=내 거주지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다. 집 근처 어느 상점 서비스가 좋은지, 동네에 어떤 범죄가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모든 정보 작성자가 정확한 실명과 거주지가 공개돼 신뢰도도 높다. 더 큰 장점은 생활수준과 행태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이다. 같은 지역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생활수준이 대게 비슷하다. 서로의 생각과 생활방식에 대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생일 선물로 남편이 새 차 한대 사줬어`란 글을 다른 곳에 올리면 욕먹을 수 있지만 비슷한 사람이 모인 곳에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진욱=국내는 이웃과 잘 교류하지 않는다. 문화가 다른 건 아닌가.
▲박지웅=그렇지 않다. `여의도 ○○아파트 1동 입주자 모임` 등 이미 포털에 무수한 카페가 존재하고 또 활발하게 돌아간다.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넥스트도어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을 카페에서 해왔다. 이웃과 교류하면 나를 둘러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웃과 교류하려는 욕구는 누구나 있지만 오프라인에선 시간과 어색함 등 어려움이 있다. 온라인에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방법이다. 이런 면에서 넥스트도어는 인간의 내재된 욕구를 온라인으로 풀어낸 서비스다.
-정진욱=SNS는 사용자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국내는 이미 카페도 많다. 스타트업이 하기 힘든 모델 아닌가.
▲박지웅=기존에 잘 돌아가는 카페를 이전시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앱이 웹에 비해 갖는 강점이 분명 있다. 푸시로 정보를 그때그때 알리고 지도를 더해 정보를 업그레이드 한다. 신규 가입자 확보는 영업력이 중요하다. 새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공략한다. 개개인을 설득하는 것 보다 핵심 인물 확보가 중요하다. 관리소장을 설득해 아파트의 모든 정보를 앱으로 전달할 테니 거주자 모두 가입하라고 하는 식이다. 초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아파트를 동 단위로 공략해 나가야 한다. 초기 넥스트도어가 주목받은 건 치안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부각돼서다. 치안과 안전을 강조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정진욱=넥스트도어 같은 서비스 구현 시 주의할 점은.
▲박지웅=핵심은 실거주지 인증이다. 본질을 그대로 가져와야 하지만 방법은 고민해야 한다. 우편물 인증은 저항이 크다. 인력 구성도 다른 스타트업과 달라야 한다. 서비스를 잘 구현할 엔지니어는 당연하고 아파트 관리소장·부녀회장을 설득할 영업맨도 필요하다. 대충 만들어서도 안 팔리지만, 무조건 잘만 만든다고도 팔리지 않는다.
-정진욱=넥스트도어 같은 스타트업에게 투자할 의향은.
▲박지웅=실명인증 방식, 팀 구성, 진입전략을 잘 갖춘 곳이라면 80% 이상이다.
-정진욱=넥스트도어 성공에서 배울 점은.
▲박지웅=거창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냥 비슷한 생활행태를 가진 이들끼리 터놓고 얘기하고 싶은 인간 본성에 주목했다. 다른 이들이 놓친 기본 욕구를 잘 파악했다.
박지웅 대표가 평가한 넥스트도어
넥스트도어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