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IT 업종에서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이 지난 2008년 8개에서 최근에 10개로, 단 두 곳 증가에 그쳤다. 이에 비해 해당 업종 `1조 클럽`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 위주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CEO스코어가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155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자 및 IT기업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282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96조5000억원보다 192% 증가한 수치다.
주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기업들이 크게 늘린데다 서울반도체와 LG이노텍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5년 새 전자 및 IT업종에서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2008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전자 및 IT 업종 `1조 클럽`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였으나 올해는 77%까지 높아졌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테크윈을 포함하면 삼성그룹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갤럭시로 대변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성공이 전자 및 IT 업종의 시총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사의 시가총액은 조사대상 기간 30조원에서 66조2000억원으로 120% 증가해 전체 증가율을 밑돌았다.
10개사 가운데 2008년에 비해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서울반도체다. 서울반도체는 5년 새 시총을 2조5000억원으로 끌어올려 1조 클럽에 신규 진입했다. 2008년 시총은 4500억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LED 조명 열풍 덕으로 풀이된다. CEO스코어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남미 등 많은 국가들이 백열등 규제에 나서면서 LED 조명시장의 본격적 개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LG이노텍도 같은 기간 시가총액을 1조7000억원으로 늘렸다. LG이노텍도 서울반도체와 마찬가지로 LED기업이지만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낮았던 것은 매출 포트폴리오가 다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시가총액이 22조6000억원에 달해 2008년보다 7배 증가, 증가율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3배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가총액은 215조7000억원이며 삼성SDI는 80조6000억원이다.
삼성전기가 2008년 대비 145% 시가총액이 증가했고, 삼성테크윈도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LS산전 35%, LG디스플레이가 19%였다. LG전자는 3%의 시가총액 상승세를 나타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