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영화진흥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명을 훌쩍 넘기며 한국영화 100년 사상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때맞춰 국내 영화 산업에 관심도 높아졌다. 그렇다면 영화산업 취업동향은 어떨까. 각종 취업포털과 취업커뮤니티에서는 영화 관련 정보는 찾기 힘들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특강 현장을 방문해 영화산업 취업 동향, 영화 마케터와 관련한 이야기를 취재했다.
◇영화산업 취업동향
영화 산업 취업동향 조언을 한 연사는 전 영화홍보마케팅사 `아트로드`, `에이엠시네마` 대표로 `번지점프를 하다` `슈렉`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100여편의 영화 홍보마케팅을 진행한 김혜원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이다. 김 위원은 마케터에 관한 설명에 앞서 영화 기획, 투자조합, 제작사, 배급사, 마케팅 등 영화 한 편이 극장에 개봉되기까지 어떤 사업체와 종사자가 있는지 소개했다.
김 위원은 “마케팅이 아닌 제작이나 기획 쪽에 관심이 있더라도 마케팅 프로세스를 알고, 마케팅 관점으로 영화를 보는 시각을 갖는 것은 영화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기본이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적 시각이란 영화를 보고 단순히 재미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관객은 얼마나 들지 예측해보기도 하고(시장 분석), 어떤 소재가 영화적 소재가 될 수 있을지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을 말한다.
◇영화 마케터란
영화 마케터로서 담당하는 일은 마케팅 기획을 들 수 있다. 마케팅해야 할 영화와 유사한 영화가 이전에 흥행을 했는지 아닌지 구분하고,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가 출연하는지 혹은 일명 스타감독이 연출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시장 분석 작업이 필요하다.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웹툰 등 많은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좋다. 영화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마케터 업무로 또 하나가 타깃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영화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20대가 중심이었던 관람층은 30~40대까지 확장되었다. 따라서 30~40대 관객층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500만, 1000만 관객이 드는 결과는 나올 수 없다. 영화 마케터는 이를 기반으로 포스터와 예고편 제작과 같이 세부 마케팅 전략을 실행에 옮긴다. 김 위원은 자신의 영화 마케팅 사례를 소개했다.
“`포스터와 예고편 마케팅의 승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영화는 `마파도`다. 영화 마파도 배우는 모두 할머니고,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영화다. 개봉 직전까지 어떤 인터뷰나 취재도 들어오지 않았고, 인지도는 바닥이었다. 그래서 개봉 날짜를 미루고 마케팅 회의를 하면서 `엽기 코드로 가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래서 할머니 배우들이 영화 `킬 빌` 의상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포스터 사진을 찍었다.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영화로 인해서 중년 배우들이 젊은 층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영화 마케터의 업무가 끝이 아니다. 영화 마케터는 배우, 매니저,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야 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화 홍보를 위해 언제 어느 프로, 토크쇼 등에 출연해달라고 배우를 설득해야 한다. 인터뷰나 TV쇼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배우도 있고 배우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더구나 한 배우가 출연한 두 영화가 동시에 개봉하는 경우도 많아 배우와 대화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마케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감독과 의견 일치 문제, 감독이 마케팅하는 방향에 반대할 경우 갈등이 생긴다. 김 위원은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영화의 원제는 `보고 싶은 얼굴`이었으나 주목할 만한 제목이 아니어서 마케팅 과정에서 제목을 바꿨다. 더구나 영화는 진지한 멜로 영화지만 마케팅을 위해 포스터와 예고편을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의 영화로 제작했고, 이에 반대하는 감독과 갈등이 있었다. 이럴 때 어떤 장르를 더 많은 관객이 좋아하는지 관객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진행해 감독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영화 마케터가 되기 위한 방법
영화 제작에 있어서 총체적 업무를 담당하는 영화 마케터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 영화 콘셉트와 카피 작성, 포스터와 예고편 아이디어를 담당해야 하므로 창의적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감성적이어야 한다. 영화 느낌을 잘 함축할 수 있는 어휘력을 구사하는 능력도 필요하므로 글을 잘 쓰는 인재가 마케터에 적합하다.
마케터가 되고자 한다면 인내심 있는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 영화판은 화려한 겉보기와 다르게 험한 일이 많아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했을 때 직원을 뽑을 때 가장 많이 봤던 것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체력은 기본이다. 창의력, 커뮤니케이션능력, 상상력은 두 번째다. 어학능력(영어)과 유머 감각, 원만한 대인관계, 문화 지식이 세 번째다. 무엇보다 문화 안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책, 영화,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필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분야 취업을 준비생을 위해 매월 취업 희망캠페인으로 콘텐츠 취업 특강을 개최한다. 방송, 게임, 영화, 캐릭터, 애니메이션, 만화, 음악 등 분야별로 최고의 현직을 초청해 업계 동향과 취업 준비전략을 들어보는 맞춤형 취업스킬 특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