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행복일자리]<19>라인호

#. 지난달 5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야외 작업장은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이곳에서는 3만4000톤급 LNG운송선의 진수식이 예정돼 있었다. 이날 진수식에 참석한 수백여 명의 눈과 귀는 전남지역 중소기업인 라인호와 현대삼호중공업이 주도한 로드아웃 작업 하나하나에 집중됐다. 6개월간 공을 들인 레일 트랜스포터의 리프팅 작업이 완료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IAT의 희망이음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방문한 이날 전경은 지금도 뇌리에 감동으로 남아있다.

라인호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임직원 친목과 화합을 다짐하는 축하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라인호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임직원 친목과 화합을 다짐하는 축하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라인호(대표 라이너 신라이히)는 조선소에서 선박블록과 부품 등 중량물을 운송하는 트랜스포터 분야의 대표주자다.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외 대다수 조선소가 라인호의 트랜스포터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설립한 라인호는 20년 이상을 트랜스포터 한우물만 팠다. 독일 HSH사와의 기술제휴에 나선 라인호는 ISO9001 품질경영시스템 및 환경경영시스템을 잇따라 획득하면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단연 1위다.

지난 2005년 중국 삼성중공업 영파유한공사에 레일 트랜스포터 첫 수출을 시작으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굵직굵직한 조선사에 로드아웃시스템 납품에 성공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라인호는 글로벌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 일본, UAE, 브라질에 트랜스포터를 수출하면서 글로벌 판매거점을 확보했다.

라인호는 선박이송장비 및 공법 분야에만 21개의 국내외 해외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호는 100% 순수 국내 자본 기업이지만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인 라이너 신라이히 대표는 독일인이다. 신라이히 대표의 경영철학은 `동반성장`에 있다. `경영자와 종업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가 미션이다. 창업 후 20년 동안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5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절반이 넘는다. 직원 복지를 위해 별관동은 아예 헬스타운으로 바꿨다. 샤워시설과 탁구장, 헬스클럽 등을 운영하며, 직원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자기계발에 뜻이 있는 직원이라면 어학공부와 자격증 취득 등 분야에 관계없이 교육비를 전액 지원한다. 생산공정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은 수시로 외부에서 안전과 기술교육을 받도록 권장한다. 사무실에는 칸막이가 하나도 없다.

모든 사무실이 통유리로 돼 있어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서구식의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자랑하는 라인호의 출근시간은 오전 8시, 오후 5시 30분 퇴근이다. `양보다 질`이라는 말처럼 업무시간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직원들이 퇴근시간에 집에 안가면 오히려 눈치를 받을 정도다.

연말에는 임직원 가족과 함께 괌과 제주도 등 국내외 연수를 떠난다. 고생한 직원을 위해 `힐링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생산성도 높아가고 있다.

2010년 129억원의 매출을 보인 라인호는 2011년 196억원, 지난해에는 21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이익은 연말 성과급제도를 통해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라이너 신라이히 대표는 “브라질, 독일에 전진기지를 두고 경쟁력 있는 제품과 혁신기술로 최상의 서비스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50% 석권을 목표로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