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주역으로 스타트업과 더불어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벤처 투자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하고 경영자문을 지원하면서 성공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후 투자 이익을 회수하는 투자 방식이다. 정부는 벤처투자를 지원 육성하기 위해 투자 환경과 제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내년을 준비하는 법령과 시행령 세부계획 등이 확정되면서 스타트업이나 벤처업계 모두 숙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법령은 신기술 사업투자에 관한 활성화 방안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은행보험법 감독 규정이 입법 예고되어 있다. 신기술 사업투자조합 운용자를 현행 신기술금융사에서 이를 포함한 창업투자사 등으로 확대했다. 운영자 요건을 대폭 완화한 셈이다. 또 투자를 받는 기업도 기보법에 따른 `신기술 사업자`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자`로 범위를 넓혔다. 기술만 있다면 감독당국의 검사나 조사를 거쳐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경우에는 특정회사 지배 목적의 경우와 구별되기 때문에 자회사 편입과 신고 의무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기준은 30%다.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추진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 엔젤투자자 제도를 법제화해 일정기준 이상 투자 실적과 경력 등을 보유한 엔젤투자자를 전문 엔젤로 지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이 투자하는 벤처와 스타트업은 전체 2%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비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소액 투자에 특화돼 담보와 보증 등이 요구되는 융자와 달리 기업의 실패 리스크를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벤처 스타트업 붐을 주도했지만 정부 지원이 축소되면서 급격히 위축된 바 있어 이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는 `엔젤투자매칭펀드` 등을 조성해 지원 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투자 자금 중간회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타 조합 지분 매입을 허용하고 창업 지원 업종을 확대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넥스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한 보완 대책도 마련됐다. 벤처캐피탈이 코넥스 상장기업 주식을 취득할 경우 양도 차익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 비과세를 주고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제한을 배제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상장기업을 50여개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크라우드 펀딩 제도도 도입된다. 우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무를 주관하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를 신설했다. 올해 안으로 자본시장법 내에서 투자한도, 규제사항 등을 규정할 예정이다. 또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일정금액 이하를 모집할 경우 증권 신고서 제출도 면제된다. 스타트업의 경우 증권분석기관 평가의견이나 회계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크게 완화되면서 보다 신속한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요 LP운용사 선정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7월 벤처기업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진출 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완료했다. KTB네트워크,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등이다. 4분기 이후 투자 집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현지법인 설립 형태 해외 진출은 물론 기술력 있는 해외 유망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등과의 전략적 제휴, M&A 등 연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9월에는 중소 벤처기업 R&D 기술사업화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R&D 비즈 크리에이션 펀드`가 결성됐다. 네오플럭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은 기술기반 중소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사업화 전단계에 걸친 성장 단계별 투자를 통해 첨단 기술 보유 기업에 장기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청 펀드를 주시해야 한다. 6000억 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는 정부가 2000억 원을 출자하고 대기업과 선도벤처기업, 연기금 등 민간 부분에서 출자하며 이 중 네이버가 각 250억원 규모의 창업 초기 계정 2개, 총 500억 원을 조성한다. 창업 초기와 성장 2단계로 나눠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는데 창업 초기 부문에는 한국파트너스와 포스텍기술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SL인베스트먼트, 마젤란기술투자 등이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성장사다리펀드 제1차 사업인 스타트업 펀드 위탁 운용사는 DSC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 5개로 선정됐다. 2차 펀드는 내년 3월로 예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도 일부 개정됐다. 창업투자회사 전문 인력 인정 범위를 확대해 유한회사에서 2년 이상 투자심사업무 경력이 있는 경우 창업투자회사 전문 인력으로 인정했다. 창업보육센터 사업자에 대해 운영 평가 결과가 3회 연속 부진할 경우 지정 취소가 가능토록 했다.
[표] 벤처업계가 알아두어야 할 개정법률안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