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외국 대중문화가 유입되는 `디지털 탈북`이 북한 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적했다. 북한 주민의 실상을 담은 영상의 외부 유출 역시 부정적 신호다.
인디펜던트는 북한 주민의 절반 정도가 외부 TV 프로그램을 한 번 이상 봤으며 북한 영상이 중국을 거쳐 조직적으로 반출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고 11일 보도했다.
탈북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영화·드라마가 담긴 USB 저장장치나 DVD 등을 북한으로 밀반입하는 일이 빈번하다. 데이비드 강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한국학연구소장은 영국 채널4 TV와 인터뷰에서 “외부의 지식과 정보가 (북한에) 확산되는 일은 (정보에 대한) 중앙 통제의 붕괴를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사회의 폐쇄적 단면을 고발하는 영상도 속속 등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한 마을 주민이 모이는 장면부터 버림받은 고아 소년이 시장을 전전하며 구걸하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위층으로 추정되는 사업가가 식당에서 북한 사람도 기본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제로 대화하는 내용도 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에서 일상을 촬영하는 일조차 정치적 반역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북한에서 조직적 반정부 활동 조짐을 찾을 수는 없지만 북한인이 개인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에 의문을 갖거나 10여 년 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정권에 대드는 모습은 분명 감지되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인을 단지 세뇌당한 이들로 간주하는 인식이 세계인 사이에서 일반적이지만 이는 틀렸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