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추천위 이르면 다음주 가동…`비상경영체제` 전환할듯

이석채 KT 회장이 12일 이사회에서 사표를 낼 전망이어서 이르면 다음주 CEO추천위원회가 발족할 전망이다. KT는 차기 CEO 선임까지 임시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이사회가 CEO 선임방식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임시 경영체제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개월 가량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선임 방식이 공모 후 추천으로 결정되면 최근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른 차기 CEO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CEO 추천위원회는 언제?

KT 정관에 따르면, 현 CEO의 사표가 수리되면 2주 안에 사외이사 전원(7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이 회장이 12일 사표를 제출하고 이사회가 이를 수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빠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25일 이전에 구성될 전망이다.

CEO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인 전원과 사내이사 2명 중 1명을 포함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이나 표현명 T&C부문장(사장) 중 1명이 CEO 추천위원회에 포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자택을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받는 등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대상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표 사장이 CEO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경우에는 표 사장은 CEO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공개모집 혹은 단독후보 선정

KT 새 CEO는 CEO 추천위원회가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해 결정한다. 관건은 공개모집(공모)과 단독 후보 추천 중 어느 방식을 따르느냐다.

공모 절차를 거치게 될 경우 CEO 추천위원회가 후보자별 인터뷰를 거처 CEO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이석채 현 회장도 2008년 당시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사장(현 청와대 수석) 등과 경합을 거쳐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단독후보 선장 방식을 택하면, CEO 추천위원회가 다양한 후보 풀(pool)을 검토해 내부 논의를 거쳐 1인을 추천하게 된다.

공모의 경우 절차적인 투명성이 비교적 보장되지만, 추천받지 못한 후보자의 각종 견제 등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돼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단독후보 추천은 `밀실 추천`이라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 이사회가 `이석채의 거수기`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T 한 관계자는 “단독후보 추천이 KT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선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독후보 추천의 경우 연내 새 CEO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후임 결정 때까지 빈자리는 누가?

이사회는 CEO 추천위원회가 후임 CEO를 선정하기 전까지 KT를 이끌고 갈 CEO 직무대행을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KT 정관에 따르면 이 회장의 빈자리는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이 맡도록 돼 있으나, 김 사장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고 출국금지까지 부과 받은 점을 감안, 다음 서열인 표현명 T&C부문장(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을 수도 있다.

5년 전처럼 `비상경영위원회`가 가동될 가능성도 높다. KT는 지난 2008년 남중수 전 사장이 물러났을 당시 3개월가량 이러한 체제를 경험했다. 사장 직무대행과 고위급임원 수명으로 구성된 형태였다.

한편 검찰은 이사회 예정 전날인 11일 오전부터 KT 서초사옥과 KT가 투자한 중소기업, 임직원 자택 등 13곳에서 세 번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곳은 앞서 1, 2차 압수수색 당시 자료를 확보했던 곳이며 나머지 12곳은 처음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경기도 분당의 KT본사와 서울 광화문·서초 사옥, 이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자택 등 16곳을 1차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31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는 분당·서초·광화문 사옥과 임직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 8곳을 추가 수색했다.

“조사부가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석채의 사람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T 새 CEO 선임 과정

KT, CEO추천위 이르면 다음주 가동…`비상경영체제` 전환할듯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