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처음으로 털렸다

디지털 시대 `대안 화폐`로 부상한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도난당했다. 비트코인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BBC는 영국 거주 호주 남성의 비트코인 지갑이 해커에게 두 번의 개별 공격을 받았으며 4100비트코인(약 11억2500만원)을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찰은 해킹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남성은 “비트코인 거래 흔적을 추적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찰이 도움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터넷과 연결된 곳에 비트코인을 저장하면 위험하니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가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허용하는 등 인기가 점점 올라가면서 부작용 관련 경고도 끊이지 않는다. 거래가 불안정하고 현금과 바꿀 수 있는 만큼 도난가능성이 있으며 기술적인 오류도 많다는 말이다.

비트코인은 도난당하더라도 복구할 방법이 없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도난 당시 비트코인 거래가 일어난 시점과 인터넷 주소, 날짜, 거래번호 등 제한적 정보만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주소는 범죄자 추적에 좋은 단서지만 대다수의 해커는 추적이 불가능한 기술을 쓴다.

사이먼 랭 범죄수사 수석 컨설턴트는 “비트코인 지갑이 지워지거나 비밀번호를 잊은 때는 디지털 수사 전문가가 복구해줄 수 있지만 도난당한 금액을 다시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 기기 거래 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비트코인 도난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현재로서는 이용자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