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으려면 연구 업적의 해외 알리기에 집중해라"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와 세계무대를 겨냥한 홍보를 적극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노벨상 수상자 등으로 구성된 노벨상 평가 심사위원들은 노벨상을 받기 위해 해외에 연구 성과를 적극 알리고 학문 간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라스 버그스트롬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보리 요한슨 웁살라대 교수·토드 클라손 차머스대 교수 등 전·현직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들은 11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과학한림원서울포럼(IASSF)`에서 “노벨상은 기본적으로 추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학회 등 각 분야에서 소통하고 업적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클라손 교수는 “미국이 (노벨상 수상을) 잘하는 이유 가운데 해외 석학과 과학자를 겨냥한 연구 성과 홍보를 빼 놓을 수 없다”며 “성과 추천부터 시작해 심사과정에서 업적 홍보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해외 과학자와 함께 진행하는 공동 연구도 업적을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를 관측한 결과로 힉스 입자 이론을 제시한 프랑수아 엥겔레르와 피터힉스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 사례다. 클라손 교수는 “거대 공동 장비로 여러 가지 과학적 토론을 여는 것도 연구 중요성과 업적을 알리는 좋은 계기”라고 덧붙였다.

노벨상 심사 준비는 발표 1년 6개월 정도 전에 시작한다. 노벨상 심사위원은 우선 추천을 의뢰할 기관을 선정한다. 대학과 기관을 합치면 300~400곳에서 연구 성과 추천이 올라온다. 버그스트롬 교수는 “후보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도 추천 기관은 후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연구 지원 등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연구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심사위원의 의견이다. 클라손 교수는 “기업에 투자가 많으면 응용 기술 성과도 높아지고 이 자본으로 기초과학에 투자할 수 있다”며 “기초과학은 단순히 돈뿐 아니라 개별 연구자가 창의적인 연구를 많이 했을 때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