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2.5배 이상 트래픽이 폭증해도 현재 수준의 속도로 인터넷이 가능한 광통신 확장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미국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는 광통신 확장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KAIST 문지캠퍼스와 서울 간 100Gbps급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실험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래네트워크 연구시험망(KOREN)이 이용됐고 전송거리는 총 510㎞에 달한다.

광통신 확장기술은 한국과 미국 간 인터넷 장거리 전달망(롱홀)인 해저 광케이블을 기존 최고 40Gbps급에서 100Gbps급으로 확대한 것이다. 해저에 광섬유가 깔린 네트워크 고속도로를 기존 대비 2.5배 크게 확장한 개념이다.
통신사업자가 이 기술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자가 2.5배 늘어나도 현 수준의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광통신이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개념이었던 반면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빛의 고유 성질 가운데 위상과 편광을 조절해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직교주파수분할다중화(OFDM) 방식을 적용해 데이터 고속처리가 가능해졌다.
기존 광통신을 확장하려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추가로 깔아야 했지만 이 기술은 기존 광케이블을 이용하면서 송수신 장비 교체만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개발 과정에서 ETRI가 광 송수신 기술을, 벨연구소는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아날로그 디지털 변환기술을 각각 맡았다.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은 두 기관이 협업해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차세대 대용량 코히어런트 광 OFDM 기술`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된 이 기술은 상용화를 거쳐 오는 2015년께 통신사업자에 의해 본격 서비스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ETRI는 유무선 통신 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현재 상황을 감안해 2016년 400Gbps, 2020년 1Tbps급 수준으로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남은수 ETRI 부품소재연구부문 소장은 “벨연구소와의 협력으로 1Tbps급 차세대 대용량 유무선 통신망 기반 기술을 구축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면모에 걸맞은 핵심 원천기술 역량을 확보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피터 윈저 벨연구소 과제 책임자는 “세계적인 ETRI의 최고 연구진과 함께 일군 성과라서 더욱 뜻깊다”며 “벨연구소의 광대역망 통신 분야 시스템에 적용해 향후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