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글로벌 가전제품의 접근성 표준을 제시한다. 국제회의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사안으로 우리 가전 업계의 글로벌 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표준으로 확정되면 우리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산업계에서 제시하는 가전 접근성 표준의 국제표준화 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산업계는 국내 가전산업 표준(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표준)으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이를 정부가 국가표준(KS) 및 국제표준으로 격상시키자고 제안해 추진하게 됐다.
기표원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인간공학 표준을 다루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위원회(TC) 159회의에서 국제표준화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기표원 관계자는 “해외에도 가전제품 접근성 표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회의에서 국내외 표준 부재 현황과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국제표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며 “회원국들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고 공감대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ISO 주요국 대부분이 참여했다.
정부는 가전제품 접근성 KS 도입과 동시에 이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접근성은 냉장고·세탁기·밥솥 등 가전 필수품을 대상으로 우선 개발한다. 분야는 `문(도어) 개폐장치` 접근성 표준을 먼저 개발하고, 이후 제품의 스마트화로 기능이 늘어나는 입력장치 접근성을 만든다. 표준 개발은 처음 제안했던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가전제품 접근성 표준화위원회 주도로 이뤄진다.
가안에 따르면 개폐장치는 냉장고는 냉장실·냉동실 문뿐만 아니라 내부 특정 용도로 사용하는 문도 포함된다. 다만 보수·수리·교환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개폐장치는 적용대상에 포함하지 않을 방침이다. 개폐장치의 위치·크기·높이 그리고 개폐에 필요한 힘, 개폐 각도 등도 적용 대상이다. 입력장치는 냉장고의 온도조절장치와 에어컨의 온도 및 풍향조절장치 등이 사례다.
그동안의 논의 과정을 볼 때 내년 초에는 문 개폐장치 접근성을 KS로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KS 확정과 동시에 국제표준으로 추진한다. 제안에서부터 국제표준 확정까지는 대략 3년이 소요된다.
강홍식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산업지원본부장 “기업의 접근성 표준 필요성 목소리로 추진하게 됐다”며 “우리나라 주도의 표준 마련은 디자인·편리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접근성=장애를 가진 사용자 또는 고령자 등이 제품·기기·서비스 등을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할 정도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 및 사용 기본 조건이다. 가전 접근성은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것으로, 예컨대 제품의 문(도어)을 조작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 및 사용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