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ICT고도화 업체별 특화서비스로 고성장 지속

전자상거래 월 100조원 시대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규모가 월 1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시대에 진입했다.

통계청 조사 기준 지난 2001년 연간 119조원이었던 전자상거래 총규모는 지난 2분기에만 309조원에 달할 만큼 커졌다. 연간 기준으로는 1200조원 시장으로,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이후 13년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매우 가파른 성장세다.

[이슈분석]ICT고도화 업체별 특화서비스로 고성장 지속

전자상거래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2분기에 다시 309조원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 비중은 분기마다 일부 부침을 나타내지만,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업계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분기 거래 300조원, 월거래 100조원 고지에 안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2분기 기준 전자상거래 비중은 기업 간 거래(B2B)가 291조원으로 91.0%에 달하는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는 6.1%,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가 1.8%, 소비자 간 거래가(C2C)가 1.1%의 비중이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사이버쇼핑, 주로 B2C 부문이다. 오픈마켓과 홈쇼핑의 온라인거래, 소셜커머스의 거래액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소매판매액 가운데 사이버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 불과하다. 그만큼 앞으로도 성장할 영역이 많다는 얘기다.

한 온라인 거래업체 CEO는 “온라인 쇼핑은 빠르게 전체 오프라인 상거래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이 많지만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만큼 아직까지는 공격적인 외형 확대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초고속인터넷망 같은 인프라가 전자상거래의 비약적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과 거래툴이 이미 대세가 됐고 스마트폰의 성장세는 모바일 쇼핑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기술발전으로 다양한 결제수단과 안전한 거래를 보장할 다양한 보조장치도 등장하면서 우리나라를 전자상거래 대국으로 이끌어 왔다.

전자상거래로 다룰 수 있는 품목도 빠르게 증가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일부 공산품 위주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이제는 기업체가 완성품을 위해 쓰는 주요 부품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먹을 `신선회`까지 온라인으로 주문해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는 시대다. 정부의 조달 품목도 전자상거래를 통해 물품을 받는다. 기업에서 쓰는 소모성자재(MRO) 구매 대행도 온라인화가 이미 이뤄졌다. 여기에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인근 지역의 맛집, 찜질방을 저렴한 가격에 추천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해외 여행지의 항공편과 숙박시설을 손쉽게 선택할 수도 있다. 제품이 아닌 서비스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텔 대실권까지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다루는 영역에 한계가 없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구매대행 받을 수도 있다.

배송체계 선진화도 전자상거래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주요 업체들은 자체 물류창고와 배송망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보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한 조치다. 이런 노력으로 아침에 PC로 구매한 서적을 저녁 때 집에서 받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구매한 상품이 현재 어느 정도 배송이 이뤄졌는지도 PC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업종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인터넷쇼핑몰로 불리던 것들은 이제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 오프라인 매장이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전자제품 전문매장 등도 모두 온라인 거래 사이트를 두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든 판매자들의 온라인·모바일 채널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좋은 제품 소싱 능력에다 최고의 전자상거래 인프라, 정확한 배송체계 확보를 위해 업체마다 대단위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폰이 최근 아시아시장 사업확대를 위해 티켓몬스터를 2760억원에 인수했다. 이베이는 국내 오픈마켓 1, 3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국내 전자상거래의 중요성과 위상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가 규모가 과연 얼만큼 더 커질 수 있을까. 아직까지 단순 추정조차 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온라인상거래 성장이 더뎌질 징후는 어느 곳에서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쓰일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고 사람들의 소비습관은 점점 더 간편한 쪽을 지향한다. 여기에 업체마다 특화된 서비스와 온라인 유통채널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도 추가 성장의 기회요인이다. 특히 여전히 온라인쇼핑의 거래 비중은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