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입에만 의존하던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기-자기공명영상(PET-MRI) 동시영상 시스템을 국산화수준으로 개발했다.
KAIST-서울대-서강대 연구진은 나노종합기술원(원장 이재영)과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 PET-MRI를 개발하고, 자원자 3명의 뇌 영상을 얻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PET-MRI는 인체의 해부학적 영상을 보는 자기공명영상기기와 세포활동과 대사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기 장점이 융합된 최첨단 의료영상기기다.
신체 내 해부학적 정보와 기능적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종양은 물론 치매의 정밀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신약 개발 같은 생명과학연구에서도 필수다.
기존 장비는 MRI에서 발생하는 강한 자기장 영향으로 인해 PET과 MRI 영상을 각각 찍은 후 결합하는 분리형 방식을 주로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촬영시간이 길어지고 환자의 움직임으로 인한 오차가 발생하는 불편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자기장 간섭이 없는 PET 검출기와 PET-MRI 융합시스템, PET-MRI 영상 처리 등의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PET 검출기는 전체 시스템 가격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싸고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조규성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와 설우석 나노종합기술원 연구원은 강한 자기장 내에서 사용 가능한 실리콘 광증배센서(방사선 검출기에 들어오는 빛을 증폭)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반도체 공정을 최적화해 95% 이상의 높은 양산성과 10%대 감마선 에너지 분해능을 나타낸다.
최용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신개념 전하신호전송방법과 영상위치판별회로를 적용한 최첨단 PET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이재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실리콘 광증배센서 기반 PET 영상재구성 프로그램 △MRI 영상기반 PET 영상 보정기술 △PET-MRI 영상융합 SW를 개발했다.
이밖에 박현욱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PET과 MRI가 동시설치 가능한 무선주파차폐(RF Shielding)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PET과 연계해 설치 가능한 뇌전용 헤드코일을 개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