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 써보니…

[터치앤리뷰]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 써보니…

이제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CRT부터 초기 대화면을 실현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및 현재 활발하게 쓰이는 LCD까지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평평한 형태였다.

물론 초기 CRT는 약간 볼록한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이후 완전 평면이 나오면서 소비자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주로 쓰이는 LCD에서 완전 평면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이런 디스플레이 시장이 최근 달라졌다. 평면을 벗어난 형태의 제품이 선보인 것이다. 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휘어져 있는 상태가 아닌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나온 것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든다는 소식은 꾸준히 나왔지만 그 실체가 공개된 것은 올해 초다. 그리고 지난 11월 5일 LG전자는 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LG G플렉스`가 그 주인공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G플렉스는 어떤 제품일까. 기존 스마트폰과 무엇이 다른지 컨슈머저널 이버즈(ebuzz.co.kr)가 직접 살펴봤다.

김태우 이버즈 기자 TK@ebuzz.co.kr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LG G플렉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름 그대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다. 아직 말거나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는 없지만 디스플레이가 팔랑팔랑 휘어진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휘어지는 것은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보통 LCD나 OLED는 유리 기판을 사용하기에 휘어질 수 없다. 게다가 충격에 약해 쉽사리 깨진다. 하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필름으로 구성돼 액정이 깨져 수리할 일이 없다.

방식은 OLED를 쓴다. LCD는 백라이트가 필요하지만 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플라스틱 필름 안에 성형하기 한층 수월한 탓이다. 쉽게 휠 수 있는 특성으로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만 휘어지는 건 아니다

LG G플렉스는 LG전자가 처음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이다. 경쟁사가 좌우로 휘어진 제품을 내놓았는데 LG전자는 상하로 휘어진 형태를 취했다. 곡률은 700R로 반지름 700㎜의 원을 그렸을 때의 휘어진 정도다.

눈여겨볼 부분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한껏 살려 제품 자체에도 유연함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상하로 휘어져 있다 보니 뒤집었을 때 위에서 압력을 가하면 펴지면서 고장이 발생할 우려가 큰 형태인데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위에서 꾹 눌러 완전히 펴지더라도 압력이 제거되면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가며 작동에도 문제가 없다. G플렉스를 며칠 사용하면서 틈틈이 뒤집고 손으로 눌러보곤 했는데 작동이 잘 된다. 실수로 깔고 앉더라도 고장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스마트폰 자체가 휘어진다는 점은 또 하나 생각해볼 거리를 준다. 디스플레이는 휘어지는 소재를 사용했으니 전혀 이상한 점이 없다. 프레임 또한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 스마트폰 기판 또한 휘어지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뭐가 남았을까. 바로 배터리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딱딱한 물체인 배터리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3500㎃h의 최고 수준 용량으로 크기 또한 결코 작지 않다.

여기에는 LG화학의 공이 크다. `스택 앤드 폴딩(Stack&Folding)`이라는 독자 기술을 개발해 배터리도 휘어지게끔 만들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이차 화학 전지기에 안정성이 무척 중요하다. 간혹 배터리 발화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다.

LG화학 측은 구부려도 기본 방식 배터리보다 물리적 스트레스가 적어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도 놀라운 기술이지만 단단하게만 여겨졌던 배터리를 휘게 한 LG화학의 기술이 오히려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

◇700R의 묘미

LG G플렉스의 곡률은 700R다. 반지름 700㎜의 원을 그렸을 때 휘어지는 곡률을 적용한 것이다. 직접 제품을 보면 700R의 곡률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 혹시 더 휘어진 제품은 만들 수 없을까. LG전자 측은 현재 기술로도 더 휘어진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즉 700R를 선택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먼저 전화 통화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은 둥근 형태고 입은 중앙에 있으므로 스마트폰을 귀에 가져다 대면 마이크와 입 사이는 제법 거리가 생긴다. 하지만 G플렉스는 휘어져 있다 보니 마이크와 입의 거리가 한층 가깝다. 직접 거울 앞에서 여러 스마트폰과 비교해 봐도 마이크와 가장 가까워 통화하기 최적임을 알 수 있었다.

동영상 시청에서도 묘한 힘을 발휘한다. 아이맥스는 아이맥스 영화 필름 포맷으로 종래 영화 필름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고해상도 영상을 기록하고 표시할 수 있다. 이런 아이맥스 전용 스크린은 기존 스크린과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날 만큼 큰 편이데 이 때문에 좌우로 약간 휘어진 형태다. 사람의 시각을 고려한 배치인 셈이다.

아이맥스와 비교하면 G플렉스는 화면이 작다. LG전자는 G플렉스를 가로 방향으로 돌리면 아이맥스의 커브드 스크린을 보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 그걸 느낄 수 있을지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동영상을 감상해 보니 평면 스마트폰과는 달랐다. 4인치 이상 6인치 이하의 몇몇 스마트폰과 비교까지 해보며 동영상을 재생해 봤는데 G플렉스의 700R는 타 스마트폰과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여러 요인이 만들어낸 것이다. 스마트폰과 눈의 일반적 거리, 그에 따른 시야각, 그리고 그 시야각에 꽉 차는 6인치 화면의 조화라고 말할 수 있다.

G플렉스 기자간담회에서 권봉석 MC본부 상품기획그룹장 전무가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몰입감을 느끼기에 6인치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는데 이제야 수긍이 간다.

마지막으로 휘어져 있다 보니 뜻하지 않게 생긴 좋은 점이 있다. 외부 스피커로 동영상이나 음악을 틀 때 바닥에 눕혀 놓아도 괜찮다. 보통 스마트폰 스피커가 뒷면에 있게 마련이라 바닥에 눕혀 놓으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G플렉스의 스피커는 뒷면 하단 부위에 있고 몸체가 휘어진 덕에 바닥에 닿지 않는다. 소리가 접촉면에 방해를 받지 않아 깔끔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리얼 RGB 방식을 채택한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구현 방식의 용이함 때문에 OLED를 사용한다. LG디스플레이는 IPS를 잘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OLED를 사용해 만들었다.

LCD는 1971년에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기술이 발전해 오면서 거의 정점을 찍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하면 OLED는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다. 그런 만큼 여러 가지 난관이 많다. 가장 큰 부분이 리얼 RGB와 해상도다.

현재 스마트폰은 고해상도 채택이 트렌드가 되면서 프리미엄폰에는 풀HD가 쓰인다. 그런데 G플렉스는 6인치 화면을 채택했지만 해상도는 1280×720의 HD를 적용했다.

그 대신 서브 픽셀 구성 방식을 리얼 RGB로 채택했다.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픽셀 안에 수천만가지 색을 구현하는 서브 픽셀이 존재한다. 서브 픽셀을 구성하는 방식에는 리얼 RGB와 펜타일이 있다. 리얼 RGB는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 세 개의 서브 픽셀로 하나의 픽셀을 구성하는 방식이고 펜타일은 RGBG로 배열해 두 개의 서브 픽셀이 모여야 실질적인 하나의 픽셀을 구성하게 된다.

구조적 특성상 펜타일보다 리얼 RGB가 더 좋은 화면을 만들어 주지만 높은 해상도를 만들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반면에 펜타일을 쓰면 풀HD 적용에 큰 문제가 없다. LG는 펜타일을 써서 풀HD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해상도를 다소 낮추더라도 리얼 RGB를 선택해 제대로 된 화면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때문일까. HD임에도 화면은 나쁘지 않다. 선명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색감이나 색표현 등에서는 만족스럽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하기에 좋은 기기인 만큼 리얼 RGB 선택은 오히려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벼운 흠집 걱정 `이젠 NO`

LG G플렉스는 LG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G 시리즈 제품이다. 그만큼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런 연유일까? 제품이 휘어졌다는 특징 외에도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바로 뒷면에 적용된 `셀프 힐링(Self Healing)`이다.

어떤 물건이든 마찬가지지만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흠집이 생기게 마련이다. 아무리 조심해서 쓴다 해도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케이스를 구입해 스마트폰을 보호하는 사용자가 많다. 셀프 힐링은 이런 점에 착안해 적용한 기술로 이름 그대로 자가 치유 기능이다. 흠집이 저절로 사라지게 만들어 준다.

셀프 힐링은 기존 분자보다 소프트한 고밀도 분자구조를 스마트폰 표면에 적용해 흠집을 고밀도 분자 구조가 채우는 원리다. 표면에 상처가 나도 지속되지 않고 잠시 후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자동차에 일부 적용된 적은 있지만 휴대전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셀프 힐링은 가벼운 흠집에만 적용된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찍히거나 심한 상처는 셀프 힐링이 소용없으니 평소 덜렁거리는 이라면 케이스를 장만하는 것이 낫다.

◇과연 쓸만할까

화면이 6인치이다 보니 이미 5인치 스마트폰에 익숙한 상태임에도 첫인상은 `제법 크네`였다. 손에 쥐어 보면 그런 점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약간 휘어진 탓인지 손의 감촉은 다소 낯설지만 나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버튼은 G2와 마찬가지로 후면에 적용해 놓았다. 큰 화면 탓에 사용 초기에는 후면 버튼이 다소 어색하지만 쓰다 보니 이내 익숙해진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이 쓰였다. 그런 만큼 성능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안드로이드 또한 쾌적하게 잘 돌아간다. 스냅드래곤 800이 쓰인 만큼 LTE-A를 지원한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도 제공한다. 잠금화면에는 `Q시어터(QTheater)` 기능이 적용돼 있다. 가로로 눕힌 후 화면을 동시에 좌우로 열면 갤러리, 비디오 플레이어, 유튜브, U+ HDTV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멀티미디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6인치 화면을 활용한 `듀얼 윈도(Dual Window)`도 눈에 띈다. 화면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앱을 실행하는 기능이다. 인터넷, 행아웃, 유튜브, 지도, 이메일, 비디오, 갤러리, 라인 및 카카오톡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창에서 다른 창으로 사진 등을 끌어다 놓는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어 편하다. 라인으로 대화하다 갤러리에 있는 사진을 대화창으로 바로 끌어다 놓으면서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기울기나 시간에 따라 잠금 화면이 변화하는 `스윙 잠금화면(Swing Lockscreen)`, 후면 카메라 셀카 촬영 시 얼굴 인식 결과를 LED로 알 수 있는 `페이스 디텍션 인디케이터(Face Detection Indicator)` 등이 제공된다.

◇이버즈 총평-휘어지는 스마트폰 LG G플렉스

LG G플렉스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으로 단순히 화면을 휘는 게 목적이 아닌 휘어지는 특성을 살리고자 제작한 티가 난다.

700R의 곡률과 시야각을 고려한 6인치의 화면, 그리고 상하로 휘어져 쉽사리 고장이 날 수 있는 부분을 염두에 둔 설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만들었다. 한마디로 소비자에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

단순히 화면만 휘어 놓은 것이 아닌 스마트폰 자체가 휘어지는 LG G플렉스는 한마디로 새로운 스타일의 스마트폰이다. 평면에 머물던 스마트폰의 한계를 확장한 제품이다.

이버즈는 LG G플렉스의 셀프 힐링과 하중 테스트를 직접 실험하고 이를 다음 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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