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10세대 LCD 라인 구축 검토 착수…국내선 AM OLED로 기술 격차 벌려야

중국 BOE가 세계 최대 기판 크기인 10세대 이상 LCD 생산라인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샤프의 10세대(3130×2880) 라인보다 더 큰 10.5세대(3320×2900)도 거론되면서 BOE가 LCD 시장 세계 최고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이 이미 수년전 10세대 LCD 라인 구축을 고려했다 시황 악화로 포기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세계 LCD 시장 공급 과잉 우려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거대 중국 내수 시장부터 장악하겠다는 뜻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오는 2015~2016년 10세대 이상 LCD 라인 설비 투자에 착수하기로 하고 최근 장비 협력사들과 기술 개발 논의를 시작했다.

BOE가 이처럼 빨리 대면적 LCD 라인 설비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초고선명(UHD)을 비롯해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TV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0세대 이상 대면적 기판이 유리하다.

110인치 UHD 패널을 상용화하며 자신감을 얻은 BOE는 잇따라 대형 고해상도 패널 개발 성공 소식을 전했다. 최근에는 98인치 8K(7680×4320) 해상도의 LCD 패널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8K 디스플레이는 풀HD 패널보다 16배가 선명하다.

이미 BOE는 중소형 LCD 시장에서는 물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계획 중인 8세대 LCD 생산라인만으로는 대형 LCD 시장을 석권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10세대 라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세대 라인을 건설하는 데에 3조~4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며 10세대 이상 대면적 라인 투자는 이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께 LCD 시황 악화로 11세대 공장 건설 계획을 접어야 했던 국내 기업들은 BOE의 공격적인 행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중국 업체들이 세계 LCD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장비 업체들은 벌써부터 중국 BOE의 10세대 LCD 라인 투자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샤프의 10세대 LCD 라인 구축 경험이 있는 일본 장비 업체들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제외하면 설비 투자가 실종된 상황이어서 기술 노하우를 빼앗기더라도 영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10세대 LCD 라인을 건설하면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던 샤프와 달리 대형 LCD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기술 격차를 벌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