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경량화 신소재, 가격이 병목이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잡아라

[이슈분석]경량화 신소재, 가격이 병목이다

현재 차량에 쓰이는 고급형 탄소섬유는 평균 공급가격이 kg당 25달러(약 2만6695원) 수준이다. BMW·아우디 등 고급 차량에만 쓰이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공급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 보급형 차량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섬유 가격이 높은 것은 한마디로 생산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도레이는 아크릴 섬유를 고온에서 소성해 제조한다. 아크릴 원사를 적당한 온도에서 태워 균일한 굵기와 특성을 가진 탄소섬유를 만든다. 아크릴을 원재료로 하는 탄소섬유를 `판(PAN)계`라고 하는데, 온도 등 제조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해 균일한 특성을 가진 섬유를 뽑는 게 관건이지만 쉽지 않다. GS칼텍스가 시도하는 `피치계`는 원유 찌꺼기로 탄소섬유를 만든다. 방직사를 용융시킨 뒤 열을 가해 탄소섬유로 만든다. 판계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저렴해 상용화되면 탄소섬유 범용화의 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타늄은 내부식성 덕분에 활용도가 다른 소재에 비해 많고 지상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지만 추출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타이타늄 추출은 `크롤` 방식이 유일하다. 보통 타이타늄 광석은 이산화타이타늄(TiO2) 형태로 지상에 존재한다. 타이타늄과 산소는 결합도가 높아 O2를 분리해 순수 Ti를 얻는 과정이 복잡하다. 염산·마그네슘 등을 환원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용광로에 석탄과 함께 넣고 고온의 열을 가해주면 얻을 수 있는 철에 비해 가격이 10배 비싸다. 워낙 고가 공정이 필요하고 순도 높은 타이타늄을 생산하기도 어려워 생산 국가가 선진국 7개국에 불과하다. 전투기, 항공기, 우주선, 의료기기 등에 필수 소재지만 부르는 게 값인 실정이다.

마그네슘은 다른 소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가공 기술도 꽤 발전돼 있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가 쉽게 일어난다. 차에 적용하려면 부식을 막을 수 있는 합금을 만들거나 별도 코팅이 필요해 추가 생산 비용이 든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