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희망일자리]<20>제이알, 가족 같은 분위기로 최고 친환경기업 꿈꾼다

“가족처럼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친환경 사업을 함께 해나간다는 점 아닐까요.”

`희망이음 프로젝트`의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추천된 배경에 대해 이진화 제이알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이진화 제이알 사장(왼쪽 두 번째)과 연구진이 새로운 친환경 천연 접착제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진화 제이알 사장(왼쪽 두 번째)과 연구진이 새로운 친환경 천연 접착제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제이알은 법인 설립 4년이 채 안되고 직원 수도 10명에 불과한 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이 4억원을 갓 넘어 겉으로 봐선 청년 구직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게다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내세울 만한 복지제도도 없다.

하지만 제이알이 외부에 비춰지는 좋은 기업 이미지는 가족 같은 사내 분위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진화 사장은 95학번에 38세, 연구팀과 생산직 사원 대부분은 30대 전후다. 엇비슷한 나이의 10여명의 선후배가 어울려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는 대학 동아리 같은 분위기다.

입사 4년차인 안재영 연구개발팀 과장은 “매년 여름이면 대학시절 MT처럼 1박2일 워크숍을 간다. 정말 재미있게 놀고 온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내 분위기만으로 제이알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진정한 경쟁력은 친환경 비즈니스 아이템이다.

제이알은 마늘을 이용해 친환경 접착제, 도료, 첨가제 등을 개발 생산한다. 이 사장이 2003년 경남과기대 창업보육센터 시절부터 손을 댄 아이템이다.

이 사장은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천연식품 첨가제 개발에 매달렸다”며 “하지만 시장 상황과 멘토들의 조언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해 마늘을 이용한 친환경 접착제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해 화학물질에 규제 강화로 무독성, 무공해, 친환경 접착제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제품이 더러 나와 있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마늘을 이용한 친환경 접착제품은 세계 처음이다.

접착 재료는 아이들의 미술 도구부터 도배, 스카치 테이프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포름알데히드 등 독성이 강한 화학 물질 때문에 아토피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마늘은 내부 수분이 적고, 항균 효과가 높다. 제이알이 마늘을 주성분으로 만든 친환경 천연 접착제는 손에 묻거나 실수로 입에 들어가도 안심할 수 있다. 피부 질환 등에서도 자유롭다.

현재 제이알의 문구용 천연 접착제 `에코 프렌들리`는 온라인과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독성 시험, 유해성 분석 등 각종 테스트를 거쳐 프랑스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이알은 올해 안에 영업, 마케팅 분야 직원을 5명 정도 새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진화 사장은 “연구개발 과제로 접착제 생산 신공정 개발과 피부용 접착제 개발을 하고 있다”며 “지역 인재가 몰려드는 세계 최고의 친환경 녹색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