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사의 표명, 구조조정 행방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글로벌 경영위기에 따른 새로운 리더십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 회장은 새 CEO 선임을 위한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새 CEO 후보들은 내년 2월에 윤곽을 보일 전망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관심은 지난해 발표한 비전2020의 향방과 1년 넘게 진행되어 온 그룹 구조조정의 지속 여부에 쏠리고 있다.

비전2020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재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10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성진지오텍 등 자원 및 플랜트 전문회사를 인수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문제는 주력사업인 철강부문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가격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계열사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부분에서는 그룹 자회사들의 부진이 포스코의 순이익을 깎아먹는 일이 발생하면서 경영권 안정 및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강도 높은 자회사 청산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70개에 달하던 포스코의 계열사는 지금 5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 총 30개의 계열사 축소를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정 회장의 경영에선 비전2020보다 계열사 청산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포스코의 계열사 축소 작업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과거보다는 전망이 희망적이긴 하지만 지배구조 및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아직은 수건을 더 짜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바뀌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라며 “정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구조조정 마무리 작업을 책임지고, 정통 기업 출신 CEO나 철강맨이 신임 회장으로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