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 수출 실크로드]<3>동남아 시장, 환경 코리아 저력 심는다

지난 8월 민관 합동 물 환경 시장개척단이 아시아 진출을 위한 적극 행보에 나섰다. 태국과 스리랑카 지역 상하수도 및 폐기물 처리 시장 확대를 목표로 했던 개척단은 해당국가와 환경 분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주요 수처리 마스터플랜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 태국과 스리랑카는 아시아 국가 중 환경산업 성장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다. 그동안 국내 환경산업이 꾸준히 노크를 해왔던 동남아 시장을 이제는 민관 합동 연합군이 함께 두드리면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

[환경산업 수출 실크로드]<3>동남아 시장, 환경 코리아 저력 심는다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스리랑카 환경협력포럼 홍보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스리랑카 환경협력포럼 홍보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환경산업 수출 실크로드]<3>동남아 시장, 환경 코리아 저력 심는다

◇두자릿수 성장, 태국 물 시장을 뚫어라

태국은 저탄소·기후변화 대응 관련 환경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아시아 대표 국가다. 최근 들어 환경 인프라 사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물 관련 시장은 20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 투자 여건이 좋은 곳이다.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호재지만 2015년까지 태국 전역에 상수도망 및 정수 서비스를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 세계 물 관련 기업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시장개척단이 민관 합동으로 꾸려진 것은 현지 정부기관과 환경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사업의 지속이행 및 국내 산업체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정부 부처로는 환경부와 외교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7개 기관이 참여했고 민간으로는 SK건설, 코오롱글로벌, 두산중공업, 제일엔지니어링, 이산, 크라텍 등 대중소 기업이 골고루 참여했다.

환경부는 산하기관과 환경 기술개발, 해외시장 분석, 진출전략 수립 등을 담당했고 외교부는 재외공관 인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발주처 관계자와 면담을 조율하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시장개척단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한-태국 환경협력 포럼을 개최하고 환경기술 홍보관을 운영했다. 이를 이용해 양국 간 물, 폐기물 관리현황 및 우수환경기술, 주요 환경사업 발주계획을 공유했다. 또 태국 자원환경부 차관보 양자회담에서 2014년 태국 상하수도 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및 환경협력 MOU 교환 추진을 협의했다.

포럼에서 태국 정부는 55억8200만바트(1900억원)에 달하는 일곱 개 상하수도 프로젝트를 비롯해 주요 환경사업 발주 계획을 공개했다. 태국의 주요 환경사업 발주처인 자원환경부, 하수도관리청, 수도권수도청, 지방수도청, 오염관리국, 방콕관리청 6개 기관은 분야별 환경정책 현황과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태국 자원환경부 차관보와의 양자회담에서는 상호 협력 MOU 교환 추진 합의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구체적 협력 사업으로 태국 상하수도 개선 마스터플랜 수립사업 추진에 합의해 향후 한-태국 환경 분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환경공단 및 8개 참가기업은 환경기술 홍보관 운영 및 보유 기술 발표로 향후 우리 환경기업의 실질적 태국 환경시장 진출 기반을 조성했다.

◇스리랑카, 최대 규모 고위급 세일즈단 구성으로 개척

스리랑카 시장개척단은 단 하루 일정을 가졌지만 외형은 어느 때보다도 컸다. 최초이자 최대 규모 정부 사절단이 참석했고 사상 최대 고위급 비즈니스 세일즈 외교단이 구성됐다.

스리랑카 정부는 환경 인프라 사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9%에 불과한 상수도 보급률을 2015년까지 46%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서부주에는 8개의 대형 폐기물 재생에너지 단지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물과 폐기물 부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스리랑카에서도 우리 개척단은 태국에서처럼 환경협력 포럼과 기술홍보관을 운영했다. 포럼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해 환경 새마을운동 및 글로벌 톱 등 국내 우수환경기술 브리핑을 청취하고 국내 참가기업을 격려하기도 했다.

포럼에서 한-스리랑카 양국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상하수도 및 폐기물관리 협력 현황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스리랑카 정부는 무려 15개에 달하는 상하수도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주요 환경사업 발주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환경 유관기관 및 11개 환경기업은 스리랑카 상하수도부, 환경재생에너지부, 공공사업부, 수자원관리관개부, 설탕산업개발부, 상하수도청, 서부주폐기물관리청, 지속가능에너지청, 콜롬보시청, 마운트라비니아시청 10개 주요 발주처 장차관급 인사 17명 등 약 220명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스리랑카 상하수도부 부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는 양국 상하수도 분야 기술공유 확대, 기술이전 및 환경투자 기회를 촉진하는 상하수도 협력 MOU를 교환했다.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 남부 함반또따 지역 상하수도 개선 마스터플랜수립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스리랑카 환경재생에너지부 차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의 폐기물분야, 특히 위생매립지 건설과 소각로 기술 개발의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개척단에 참여한 기업은 태국과 스리랑카 양국에서 가졌던 홍보관 운영으로 수처리 및 폐기물 분야 우수 환경기술을 홍보했다. 기업별로 상하수도 처리시설, 해수담수화 시설, 토목·환경엔지니어링,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환경부와 외교부는 이번 태국과 스리랑카 시장개척단 공동주관에서 환경 분야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태국과 스리랑카 양국 모두 앞으로 있을 상하수도 개선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시 우리나라와 협의하기로 약속했다.

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대기업이 동반 참여한 중소 기자재 업체, 중견 엔지니어링사 등 맞춤형으로 구성해 대중소 동반 해외진출 기반을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척단을 구성해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주요 환경 프로젝트 지원현황

자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스리랑카 주요 환경 프로젝트 지원현황

자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중동시장, 석유화학에서 환경 플랜트로

중동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산업수출에서 텃밭과 같은 곳이다. 1980~1990년대 건설 붐을 주도하며 국내 건설업계 성장을 주도했고 지금은 석유화학 및 발전 플랜트 사업 발주로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는 곳이다. 환경산업 역시 다양한 환경 플랜트 건설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동은 풍부한 오일머니에 기반을 두고 대규모 플랜트(석유, 발전, 상하수도, 담수 등) 사업이 활발한 곳이다. 이곳에서 국내기업 수주금액은 전체 해외 수주금액의 66%를 차지할 정도다. 환경사업 관련 발주도 많아서 2010년 이전에도 매년 10건에 달하는 환경 프로젝트를 수주해 왔다.

문제는 시장의 중요도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중동시장은 유럽,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간 과도한 경쟁으로 저가 수주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민관 합동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국가는 사회기반시설 및 생산설비 확충에 따른 정부 차원 환경 프로젝트 발주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웨이트는 심각한 환경오염에 따른 토양오염, 오폐수 처리 등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며 특히 하폐수 처리 분야 투자는 2011년 9000만달러에서 2015년 1억2000만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 등으로 인프라 정비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인구증가 및 도시화 확대에 대응하고자 매년 12만8000㎥/일 규모 담수시설을 신설하고 하폐수처리 분야 투자는 2015년 1억2000만달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기업은 중동 환경시장 중에서도 물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주요 건설기업이 이곳 환경산업에 진출했고 수주 사업 중 90% 이상이 물 분야다. 이들이 환경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40여개 환경전문기업이 환경설비, 기기, 시스템 등을 건설회사에 공급하는 2차 산업 유발효과도 가져왔다.


환경부는 중동시장 특성상 발주처에서 공공기업 참여를 희망함에 따라 국내 기업의 구체적 사업수주를 위해 외교부·환경부 합동 정부 차원 세일즈 외교 및 고위급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