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11월, 올 하반기 공채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이제는 동계 인턴 채용이 한창이다. 하반기 취업에 실패한 구직자는 서류 전형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계속 하반기에 집중할지, 내년 상반기를 노려야 할지 혹은 인턴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막판 뒤집기를 위한 11월 틈새 공략을 알아보기 위해 취업아카데미 윈스펙에서 활동 중인 우민기 컨설턴트로부터 그 내용을 듣고 왔다.
◇산업군 설정은 취업준비생의 첫걸음
우민기 윈스펙 컨설턴트는 11월에 취업 준비생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최소한 무슨 산업에 지원할지 정할 것”을 꼽았다. 산업 간 비교로 합격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여성 지원자가 현대자동차와 LG패션을 두고 고민 중이라 가정해보자. 양쪽 모두에 관련 경험이 없다. 당연히 LG패션에 지원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에 미련을 못 버린다면 이는 헛된 욕심에 불과하다. 자신이 확실히 유리할 수 있는 산업군을 정하는 게 구직자로서 첫 번째 할 일이다.
◇인턴십 등 관련 경험을 중시한 올해 하반기 공채
산업 선정에서 그동안 본인이 했던 경험을 정리해야 한다. 자신이 어떤 경험이 있으므로 어느 산업에 진출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하반기 공채는 인턴십과 같은 해당 분야 경험자가 그렇지 않은 지원자에 비해 서류전형 통과 가능성이 월등히 높았다. 만일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어떻게든지 만들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토익 점수 350점 지원자의 제약회사 8곳 합격 비결은
우민기 컨설턴트는 `초저스펙`이라 할 수 있는 토익 점수 350점을 맞은 지원자 성공 사례를 들려주었다. 취업 준비생은 제약회사 여덟 군데에 동시 합격했다. 합격 비결의 핵심은 산업에서 필요할 핵심역량을 경험했다는 데 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핵심역량은 쉽게 말해 약을 많이 파는 능력이다. 당시 그는 면접을 앞두고 카드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 고객은 서울 경기 지역 120여곳의 약국 약사들이었다. 제약 회사 면접전형에서 경험은 매우 큰 장점으로 적용된다. 이처럼 어떤 산업에 진출할지를 먼저 고민하고, 그에 맞는 채용 또는 인턴 관련 스토리를 써야 한다. 무턱대고 어학 성적에 신경을 쏟는 건 금물이다. 남이 볼 때 부족함 없는 `고스펙자`라 할지라도 인사 담당자 견해에선 관련 경험이 없으면 소용 없다.
◇본인만의 기준을 정해야 하는 이유는
취업준비생이 흔히 꼽는 좋은 회사의 요건은 △임금 △복지 △회사 브랜드 △출퇴근 시각의 유동성이다. 지금처럼 취업시장이 어려울수록 나만의 기준을 정해 좋은 회사를 구분해야 한다. 뚜렷한 기준이 없으면 채용 공고가 수없이 올라와도 정작 어디에 지원할지 모르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력직 시장이 커지는 만큼 최대한 빨리 취업한 뒤 경력직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기업 재무제표 쉽게 보는 방법
기업 재무제표 분석으로 좋은 회사를 구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재무제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fss.or.kr) 또는 대한상공회의소(korcham.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재무제표를 볼 때 반기와 1년을 구분 못 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업 이익률이 제조업은 6~7%, 서비스업은 10%를 넘을 때 기업이 탄탄하다고 말하니 알아두자.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재무제표 분석에 앞서 임원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학연이 있으면 서류전형 통과의 가능성을 좀 더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 분석으로 종종 숨겨진 알짜배기 회사를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모자 제조업체인 `유풍`이라는 회사가 있다. 인당 매출액이 무려 8억원의 회사다. 참고로 인당 매출액이 급여의 10배 이상이면 기업 운영이 매우 안정적인 상태다.
◇취업은 정보 싸움
현장을 뛰어야 한다. 직접 매장을 돌아다녀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이 무엇인지, 소비자 트렌드가 어떤지 온라인에서는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장에서 얻은 정보 획득 과정이 시장 조사 경험으로 면접관에게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다. 온라인에만 의존하면 모두 천편일률적 보고서만 나올 뿐이다.
◇ 현직자를 접하기 위해서 별도 노력도 필요
모든 기업의 자기소개서 항목엔 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가 있다. 현직자를 미리 만나보면 훨씬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할 수 있다. 현직자를 접하는 여러 경로가 있다. 우선 대학교 취업지원센터에 가보자. 서류전형 통과는 면접관 중에 학교 동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때로는 취업커뮤니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스펙업, 독취사 등의 커뮤니티엔 최종 합격 후기를 알리는 글들이 있다. 다시 말해 이 글의 작성자는 현직자란 뜻이다. 용기를 내 그들에게 메일과 쪽지를 보내보자. 이때 채용 전반적인 궁금증 사항이라면 모두 괜찮다. 단, “무슨 일하는 회사예요?”와 같이 성의 없어 보이는 질문은 삼가는 게 좋다.
◇아직 남아있는 알짜배기 회사를 찾아야
앞서 본 `유풍`과 같은 알짜배기 회사의 존재와 채용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일례로 취업준비생은 의류 기업으로 LG패션과 제일모직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루이까스텔`이란 기업은 근무지가 테헤란로에 있고, 연봉 4,000만원 이상(성과급 포함)인 근무 조건임에도 구직자가 잘 모르는 기업이다. 채용정보를 찾는 데 최소 하루에 30분은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하반기 공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