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 마이크로 드릴비트로 중국시장 뚫었다

구미소재 무명 벤처기업이 머리카락 굵기의 마이크로 드릴비트로 중국시장을 뚫었다.

인스턴(대표 국연호)은 최근 인쇄회로기판(PCB)업계 세계 5위인 중국 내 대만기업 T사와 1000만달러(107억원) 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인스턴이 마이크로 드릴비트 재연마기로 중국시장을 뚫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국연호 인스턴 대표, 김정한 타임텍 연구소장, 윤광식 한국산업단지공단 클러스터 매니저.
인스턴이 마이크로 드릴비트 재연마기로 중국시장을 뚫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국연호 인스턴 대표, 김정한 타임텍 연구소장, 윤광식 한국산업단지공단 클러스터 매니저.

이번 수주액은 지난해 매출 27억원의 4배에 달한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온 PCB 관련 분야에서 이 같은 수출성과를 올린 것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마이크로 드릴비트는 스마트폰 등 고집적 회로용 PCB 표면에 칩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홀)을 뚫는 데 쓰인다. 스마트폰의 진화에 따라 PCB도 고정밀, 고집적 기술이 요구돼 드릴비트도 초미세 가공이 필수다.

이번에 수출에 성공한 제품은 드릴 사이즈를 직경 0.15㎜까지 재연마할 수 있는 장비다. 마모된 드릴 끝을 다시 깎아 날을 세우는 과정을 드릴비트 재연마라고 한다.

인스턴이 수출에 성공한 제품은 다이아몬드 휠을 사용해 단 7초 만에 마모된 드릴날을 다시 세우는 고성능 장비다. 재연마시스템 가격만 1억5000만원으로, 내수시장에서는 현재 100여대를 관련 기업에 공급했다.

대만기업과의 수출 계약에 이어 최근 중국내 초대형 IT기업 F사와도 200억원대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해외시장 개척은 기술-마케팅 제휴협약을 맺고 있는 타임텍(대표 유재관)이 맡고 있다. 관련 컨설팅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구미기업주치의센터가 지원하고 있다.

국연호 사장은 “중국과의 이번 수출은 앞으로 중국내 신규 주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 중순 드릴비트 재연마 기술을 현재 0.15㎜의 절반 크기로 줄이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스턴은 드릴비트 재연마 시스템뿐만 아니라 이동용 캐리어, 고객맞춤형 콘택트렌즈, 형상 가공용 라우터 재연마 장비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