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용 부품 소재는 대부분 철강 복합재료다. 풍력 부품은 50~100m의 상단에 설치돼 접근성이 좋지 않다.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므로 신뢰성과 내구성이 강조된다. 최근에는 산업 중심이 육상에서 해상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라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18일 재료연구소에서 열린 소재융합 기술세미나에서 황병선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부품개발 능력과 기업의 의지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국내기업이 최소한의 생산능력과 기술향상 의지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내 풍력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풍력산업을 살펴보면 지난 2007~2008년을 기점으로 국산 중대형 풍력발전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 제품을 도입하는 풍력단지가 늘고 있다.
풍력발전기 핵심부품인 블레이드는 현재 국내의 설계, 제조, 시험에 이르는 전주기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다. 몇몇 기업은 블레이드를 구성하는 유리섬유와 고분자 수지를 자체 개발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국산 블레이드 원소재 품질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속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베어링류와 축계 부품 또한 우수 소재를 직접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피치시스템, 주축, 증속기, 요시스템, 브레이크 등 대부분의 단위 부품에서 개발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생산기술 향상, 생산시설 확대 등이 어렵다는 점이다. 협소한 내수시장은 국산 부품의 신뢰성 및 적용 경험 부족으로 이어져 국산 부품의 채택을 계속 어렵게 만든다.
부품업체와 완성품업체 간 협력도 아직은 부족하다.
부품업체와 완성품업체 간에는 설계자료 공급, 요구사항 제공, 시험기술 공급 등이 필수다. 하지만 긴밀한 연계와 협조가 부족하다보니 중소부품업체는 중장기적인 판로 계획 수립에 곤란을 겪고 있다. 해외기업 납품도 기술과 가격 때문에 만만치 않다.
황 센터장은 “핵심부품인 증속기는 설계와 제조, 시험 등에서 풍력터빈 제조사와 유기적인 관계 속에 기계·재료 기반기술을 최대로 활용해야 하지만, 노하우가 부족하고 초기 대형투자 등이 시장과 연결되지 않아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때 조선업에 기반을 둔 대형 단조부품과 타워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대형 풍력시장에서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황 센터장은 “현재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2008년 경제 위기에 따른 전반적인 신재생에너지 산업 침체로 태양광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어서 국내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 지연되고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조속히 완공하는 등 정부의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