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이 사실상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보상 자금을 마련하고자 본인과 가족 소유의 LIG손해보험 주식을 전량 매각한다.
LI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13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하려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확실하고 신속한 자금마련을 위해 LIG손보 지분매각을 선택하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구 회장 일가는 지난 50년간 경영한 LIG손보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구 회장은 이번 LIG손보 지분매각 결정까지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발표 직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LIG손보는 저와 임직원의 피땀이 어려 있는 만큼 영원히 함께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LIG그룹은 이미 올해 초 사재출연으로 730억원 상당의 피해보상 조치를 이행했다. 지난 14일부터 CP투자자 700여명 전원에게 1300억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전체 피해액인 약 2100억원의 보상은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LIG그룹 관계자는 “문제 원인이나 잘잘못을 떠나 CP투자자를 비롯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기관에 큰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며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핵심 계열사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투자자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LIG그룹은 향후 LIG넥스원과 LIG시스템을 주축으로 방산,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재편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