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처음으로 태블릿PC와 메신저 기능을 활용해 종이 없는 행정감사를 구현했다. 내년에는 이를 확대해 많은 분량의 행정감사 자료를 일일이 복사해 배포하느라 들였던 비용 낭비를 줄이고, 집행부와 도의회 간 스마트소통 문화를 조성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20일 기획조정실을 대상으로 열린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감사에서 `종이 없는 행정감사`를 시범 실시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자료공유 플랫폼을 만들고 도의원들에게 태블릿PC를 제공해 필요한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인쇄물을 없앤 것이다.
플랫폼은 모든 PC에 자료 공유를 위한 특정 운용체계(OS)를 설치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특정 PC를 마스터PC로 설정해 공유 권한을 주면, 불러온 화면을 스크린 카피, 메신저 기능으로 다른 PC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다른 PC에서 공유 요청을 수락하는 것으로 공유PC와 동일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영상회의도 가능하다.
도의원들에게는 해당 OS를 설치한 태블릿PC를 제공해 도의원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자료를 담아보는 것은 물론 집행부에서 마련한 질의응답 자료와 다른 의원의 질문 자료 등을 공유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도의원들은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동시에 질의 의원이 공유해 주는 자료 화면과 집행부에서 공유하는 응답자료 화면을 보면서 행정감사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에는 사전에 나눠준 인쇄물 자료를 쌓아놓고 순서에 따라 해당 페이지를 찾아 봐야했지만 이제는 해당 자료화면을 그때그때 공유만 하면 간편하게 불러다 볼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관심이 없거나 볼 필요가 없는 자료는 공유 요청을 수락하지 않거나 공유를 하더라도 화면을 살짝 치워놓음으로써 원하는 자료만 골라볼 수도 있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도의회 기획재정위 위원들을 상대로 태블릿PC 및 해당 플랫폼 사용법 교육을 실시했다.
김태형 경기도 정보화기획관은 “아직은 시범단계라 인쇄물 자료도 함께 준비했지만 내년에 효율성과 만족도를 더욱 높여 모든 분야에 정식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행정감사 자료 복사비만 연간 3억원 이상 소모돼 이를 확대 적용할 경우, 자료 공유가 훨씬 쉽고 간편해지는 것은 물론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