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학 차세대 사업들이 저가 발주로 연이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결렬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외매출 확대가 절실한 상호출자제한집단 계열 중견·중소 IT서비스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IT서비스기업들은 수익성 낮은 사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향후 발주될 대형 대학 차세대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발주한 98억원 규모의 단국대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인 GS ITM에 이어 차순위협상대상자인 대우정보시스템과도 협상이 결렬돼 최근 재발주됐다. 106억원 규모 계명대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도 우선협상대상자인 GS ITM과 협상이 결렬된 후 차순위협상대상자인 SK C&C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초 발주된 단국대 차세대 사업은 일반·학사·연구행정과 부속기관 등 전 시스템 대상으로 신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9월 착수해 오는 2015년 2월 완료할 계획이다. 단국대는 지난 7월 말 GS IT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단국대 차세대 사업은 수행범위에 비해 예산이 지나치게 부족해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GS ITM도 사업수행 비용을 당초 예산 규모에 맞게 제안했지만 수행범위 조정을 요청했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최종 결렬됐다. 차순위인 대우정보시스템도 제안요청서(RFP) 내용과 다른 축소된 수행범위를 제안했으나 단국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국대는 오는 25일까지 재발주에 따른 입찰참가 신청을 접수받고 내달 23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재발주된 사업은 1차 발주한 사업보다 5억원 늘어난 103억원 규모로 내년 1월 착수해 2015년 6월 완료 예정이다.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금액이 5억원 늘어났지만 수행범위가 조정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재발주 사업에 제안을 할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차세대 사업도 최종 협상 결렬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우선협상대상자 협상 결렬에 이어 차순위 협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계명대 사업도 사업 범위에 비해 책정된 예산이 너무 작다”며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돼 내년 초에 사업 재조정에 따른 재발주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단국대와 계명대 차세대 협상 결렬은 내년 발주될 경희대와 건국대 차세대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업 모두 100억~15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학사·일반·연구행정과 부속기관 등의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면 사업금액은 최소 150억원을 넘게 돼 제안업체 부족으로 유찰되거나 협상 결렬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결렬 배경으로는 과거 저가 발주사업에도 불구하고 대학 시스템통합(SI)시장에 무조건적으로 뛰어들던 IT서비스기업이 수익성을 중시하게 된 점을 꼽는다. 과거 대학 SI시장서 상당수 사업을 수주했던 대우정보시스템, SK C&C는 내부적으로 수익 확보가 안 된 사업은 제안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 운영 중이다. 삼성SDS·LG CNS 등 대형 IT서비스기업은 몇 년 전부터 대학SI 사업에 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대형 대학 차세대 사업 협상 결렬 현황 / 자료:각 대학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