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이동` 대기업 인사시즌 개막...신상필벌에 차세대 대비 강화

대기업 CEO·임원진 정기인사가 다음주 LG그룹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이른 바 대한민국 재계 `별들의 이동`이다.

인사의 주 판단근거인 `신상필벌`이 강조되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기존 성과 이외에 미래 대비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은 이번 인사가 경영권 승계·조직개편 이슈와 연계돼 있다. LG 역시 `시장선도`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차세대 인재 등용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27일께 대부분 계열사의 인사를 단행한다. 삼성은 내달 4일과 6일에 걸쳐 CEO와 임원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는 12월 중후반 일괄 인사가 예상된다.

삼성은 올 하반기 빠르게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에버랜드가 흡수했고, 에버랜드 건물관리업은 에스원으로 이전됐다. 삼성SDS는 삼성SNS와의 합병한다. 어떤 식이든 큰 폭 인사가 불가피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이 부쩍 경영권 승계·사업조정에 속도를 내온 만큼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재무·기획관리형 인재 발탁이 이뤄지는 동시에 그에 따른 변화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총수 일가인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승진 여부도 관심이다. 이들은 승진한 지 3년이 지났다. 이서현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패션부분이 합쳐진 에버랜드로의 이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성과가 좋은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삼성이 개인 성과보다는 시스템의 완성에 더 무게를 두는 만큼 미래 대비를 이유로 일부 사업부문 수장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자 계열 경영진을 계열사로 대거 전환 배치하면서 `전 계열사의 삼성전자화`가 시도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사장단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올해는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실적이 좋아 기존체제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LG가 시장선도를 꾸준히 강조해 온 만큼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에는 새 인재 발탁이 예상된다. LG전자에서 주력 사업본부장 가운데 한명 정도가 교체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추진력이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를 이동시켜 기술력에 영업력까지 배가시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2월 하순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올 한해 내실 경영을 강조했지만 대규모 리콜, 노조 파업, 내수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의 지속된 악재가 인사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는 권문식 사장 사임으로 공석이 된 연구개발본부장의 선임 여부다. 양웅철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이 겸직하는 형태가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본부장이 선임될 것인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및 기술 관련 계열사 사장단의 연쇄 이동도 예상된다.

SK그룹은 총수 공백에도 불구하고 예년처럼 오는 12월 중순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따로 또 같이 3.0` 신경영체제를 가동했고, 지난 2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만큼 연말 인사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는 물론 SK하이닉스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다 현 CEO가 임명된 지 1년도 채 안됐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중소 계열사 가운데 일부는 CEO 교체 가능성이 있다.


·김원배기자·양종석기자

<주요 그룹별 인사관련 관전 포인트 *자료:재계 및 각사 종합>


주요 그룹별 인사관련 관전 포인트 *자료:재계 및 각사 종합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