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환손실 3분기까지 7600억원...삼성전자·LG전자 등 수출기업타격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10대 그룹의 환율 관련 손실액이 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환차익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1조7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이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소속 83개 상장사가 감사보고서에 공개한 환차손익 현황을 집계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순환차손(환차익-환차손) 금액은 7600억원이었다. 환차익은 15조9830억원이었지만 환차손이 16조7430억원으로 손실이 더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대 그룹 순환차익이 864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1조624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이 각각 1000억원 이상 환차손을 기록해 원화 강세가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룹별로 삼성그룹은 지난해 1710억원에서 올해 2890억원으로 환차손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450억원 환차익에서 올해 1650억원 순환차손으로 전환됐다. SK그룹 역시 지난해는 3분기 누적 환차익이 118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순환차손이 2010억원이었다. LG그룹도 마찬가지로 900억원 순환차익에서 2820억원 순환차손으로 바뀌었다.

4대 그룹이 각각 2000억원대의 순환차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이들의 손실 금액만 9370억원에 이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순환차손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누적 1323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714억원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올해 순환차손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LG전자(-2588억원), SK하이닉스(-1418억원), 현대자동차(-949억원) 등의 순이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이 특히 큰 피해를 보는 모습이다. 일부 원자재수입 업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피해를 덜 봤지만 대부분 수출 기업이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도 원화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중심의 우리 산업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10% 절상되면 수출이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표. 10대그룹 2013년 3분기누적 환차손(단위: 억원)


*자료: 재벌닷컴. 연결기준

10대그룹 환손실 3분기까지 7600억원...삼성전자·LG전자 등 수출기업타격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