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과 함께 한 초겨울 찬 공기가 매섭다. 올 겨울은 예년보다 춥고 길 것이라는 예보 탓에 전열기기 업계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정부가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음에도 전열기기 시장 성장세는 꺾일 줄 모른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도 전열기기 시장은 2010년부터 매년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여름철 전유물인 전력피크를 갈아치우기 시작한 것도 2009년~2010년 겨울부터다. 피크 전력사용량은 매년 겨울마다 400만㎾씩 늘어났다.
올해 여름은 원전비리 등으로 일부 원자력발전 가동을 중지한 탓에 전력 수요보다 공급능력이 부족한 상황을 연출했다. 전력공급 부족 현상을 예견하고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을 펼친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유관기관, 그리고 국민의 절약 노력 덕분에 어렵사리 여름철 전력위기를 극복했다.
더 큰 문제는 겨울이다. 전력 생산 능력은 한정된 상황에서 전력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칫 2011년에 발생한 9·15 순환정전을 다시 경험하는 아찔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전력 수급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전력거래소 등은 물론이고 생산 능력을 초과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회사도 올 겨울이 최대 고비다. 올 겨울은 예년 보다 추운데다 기간까지 길 것이라는 예보 때문이다.
대목을 맞은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은 전열기기 판매에 열을 올린다. 하루 5~6시간씩 한 달을 써도 전기요금이 몇 천원 수준이라고 하지만 소비전력을 확인하지 않고 물 쓰듯 사용하면 자칫 전기요금 폭탄을 맞는다. 전기난방이 기름이나 가스 난방 보다 깨끗하고 편리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특히 원통형 전기히터(30㎡형)는 정격 소비전력만 3000W에 이른다. 선풍기(50W)나 PC(150W)와 비교하면 전기 먹는 하마 수준이다. 전기온풍기나 온수매트·전기장판 등도 소비전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나마 전력이 부족하면 생각만 해도 끔직한 순환정전을 감내해야 한다. 겨울철 전력피크가 발생하는 오전 10~12시, 오후 5~7시에는 전기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내복 입기를 생활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