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가 경쟁력인 시대다.`
성공한 경영자는 광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기업을 알리고 특히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를 고객에게 알리지 못한다면 성과는 없다. 노력의 결실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R&D)에 앞서 충분한 광고 등 홍보·마케팅 예산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위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빠지는 경우다.
21세기 광고·홍보·마케팅의 중요성은 날로 확대된다. 이는 글로벌화와 연결된다. 과거에는 국가, 적게는 한 지역에서도 선두업체가 존재했다. 지역별로 두세 곳이 경쟁하는 구조였다. 21세기는 그렇지 않다. 글로벌 시대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곳이 각 분야별 수개사에 불과하다. 이는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위기며 기회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잘 알린다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반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다.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이라도 브랜드가 생소하다면 쉽게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시장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운송비·관세 등 걸림돌이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운송 시스템은 날로 개선되고 있고 관세도 사라지고 있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에 대해서는 정보기술협정(ITA)이 체결됐다. ITA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203개 IT품목 교역을 무관세로 거래하기로 한 협정이다. 지금도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수출입 장벽이 날로 낮아지는 것이다. 기업은 자국 기업만이 아닌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무한경쟁을 펼쳐야 한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외국기업 틈새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사라질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은 이런 트렌드를 읽고 광고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붇고 있다. 속한 지역분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광고로 세계인의 관심 끌기에 열을 올린다. 이는 신문이나 TV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글로벌화의 또 다른 단면이다.
광고 수준도 날로 향상된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준이 아니라 시대 상황과 관심사를 고려해 광고를 제작한다. 광고가 음악이나 문학작품처럼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말을 하는 이유다.
이처럼 광고는 기업의 경쟁력이다. 특히 지속경영에 필수다. 기업이 경기 침체시 가장 먼저 줄이는 예산 가운데 하나가 광고였다. 절감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줄여도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미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이경재 방송통신위위원장은 “불황기일수록 광고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맥그로힐리서치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불황기에 광고비를 늘리거나 유지한 기업은 광고비를 줄인 기업에 비해 경기후퇴 기간 이후 3년간 더 높은 매출성장을 보인다”며 경기 침체를 이유로 광고 예산을 축소하는 기업을 경고했다. 글로벌기업의 광고 집행 트렌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성장 정체기에도 좀처럼 광고 예산을 줄이지 않는다. 광고의 중요성과 효과를 명확히 알기 때문이다.
올해도 삼성·LG·SK 등 주요 그룹사들은 한 단계 진화한 광고를 선보였다. 세계 최고, 세계 최상의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는 제품으로 해외 경쟁사의 진출을 원천 차단한다. 소비자들이 세계 최고의 제품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형 광고도 내놓았다. 사회와 함께하고 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미 수많은 조사에서 소비자는 `좋은 이미지` 기업의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난해 국내 광고시장 규모는 9조7706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보다 2.2% 성장한 것으로 경기불황 여파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미래를 바라보고 과감히 투자한다. 올해도 이런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발표한 12월 광고경기 예측지수(KAI)는 104.3으로 나타났다. 400대 기업 관계자의 광고경기 기대감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100보다 크면 광고시장 호전에 대한 심리적 기대가 더 크다는 의미다.
내년은 광고 시장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연초에는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사다. 삼성을 비롯하여 여러 기업이 벌써부터 광고 경쟁을 펼칠 태세다. 또 내년 6~7월에는 브라질 월드컵도 펼쳐진다. 두 이벤트는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빅 이벤트다. 산업계는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에게 회사와 제품·서비스를 알려야 한다. 이는 우리 기업만의 생각이 아니다. 수많은 잠재 경쟁사는 더 좋은 광고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쏟을 것이다. 우수한 제품·서비스뿐만 아니라 뛰어난 광고가 21세기 기업의 중요한 생존전략이 되고 있는 셈이다.
【표】2013년 15회 전자광고대상 수상작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