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비즈코리아 2013]동반성장 기술연구조합 출범 의미

동반성장 기술연구조합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상생을 모색하는 협의체 성격의 조합 형태로 추진된다.

26일 행사에서는 MOU(양해각서)가 교환됐다. 향후 실무위원회 등을 꾸려 조합의 성격과 방향, 조합에 담을 내용 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각 분야별, 계층별 조합이 만들어져 운영돼 왔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출연연, 대학을 엮어 상생 및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기술연구조합이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합에서는 공동 R&D발굴과 연구수행, 향후 공동브랜드 작업 및 마케팅까지 추진하게 된다.

사실 대기업입장에서도 중소기업과 출연연, 대학의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절실하다. 애플 아이폰의 예에서 드러났듯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오픈 코아퍼레이션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기업이 다양한 세계 시장에서 모든 부문의 글로벌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중소벤처나 출연연은 정부 예산 지원과 기술사업화를 위한 마케팅 능력 확보가 절실하다. 아무리 기술을 개발해 놨더라도 판로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기술력은 기업성공 요인의 8.8%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근 한남대 이노폴리스 캠퍼스 사업단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조합 추진에서 서로를 엮어내는 것이 문제였다. 정부주도형으로 뚝딱 만들기는 쉬워도 실효성을 확보하기는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주도형이어야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전자신문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나서게 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엮어내느냐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창하는 기술사업화, 나아가 창조경제 성공의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기술연구조합이라는 틀은 이 시스템이 단기간에 프로젝트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현재는 통합형으로 총 11개 기관이 모두 모여 MOU를 교환했지만, 향후에는 대기업 1곳과 출연연 1곳, 중소기업 10~20여 곳이 참여하는 독립형 조합형태로 나눠 개별 조합을 꾸리게 된다. 이런 형태로 만들면 수백~수천 개의 조합 탄생이 가능해져 현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제 선택과 발굴은 각 개별 조합의 몫이다.

이 조합은 KISTEP 이도형 박사의 일본 AIST(총합기술연구소) 모델 연구 보고서를 벤치마킹한 뒤 한국화했다.

AIST는 산학관이 공동으로 대형 기술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기술특허 및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데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조직으로 기술연구조합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시작이 반이다. 구매조건부사업에 형태를 만들고, 대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