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부문에서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사업에 진출한 지 불과 2년 만에 나온 성과다. 양산에 필요한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면서 정중동 자세를 취해온 태양광사업의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태양광 시험 인증기관 TUV라인란드로부터 대면적(1.44㎡) CIGS박막 태양전지의 효율을 15.7%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는 일본 솔라프론티어가 갖고 있는 종전 세계 기록을 면적·효율면에서 모두 앞선 것이다. 솔라프론티어는 면적 1.23㎡, 효율 14.7%의 CIGS 박막태양전지를 개발한 바 있다.
CIGS 박막태양전지는 얇은 필름형태의 태양전지로 면적이 넓어질수록 효율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삼성SDI는 면적을 17%나 넓히면서도 효율은 1% 올렸다. 이번 성과는 시장을 주도하는 결정질태양전지와 본격적인 경제성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양산 가능한 장비로 시제품 제조에 성공하면서 시황에 따라 언제든지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초 내년 200㎿ 규모 양산라인 구축, 2015년 1200㎿로 확대, 2016년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기술력이면 조기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중국기업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결정질 태양전지 시장과 달리 박막태양전지시장은 높은 기술장벽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CIGS는 고온환경에서 특히 강점을 갖기 때문에 중동 등 선벨트지역에서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SDI는 생산단가를 낮추면서 건물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를 따지며 양산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국책과제 수행과정에서 달성한 것으로 양산 일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가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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