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활가전과 TV·프린터 등 비생활가전 성장 양극화가 매우 두드러졌다. 아이디어제품 위주로 소형가전제품 성장이 컸던 반면 영상과 사무기기시장의 성장 정체가 심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8일 시장조사업체인 GfK에 따르면 올 들어 1~3분기 가전 시장규모(이하 소비재 기준)는 대형생활가전과 소형생활가전은 각각 2.4%(이하 전년 동기대비)와 35.9% 성장한 반면 영상음향가전, 포토, 사무기기·소모품 시장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3.8%에 달하는 성장 둔화를 기록했다.
이는 특히 3분기 두드러졌다. 소형생활가전 3분기 시장규모는 6630억원으로 성장률은 무려 43.5%에 달했다. 청소기와 전기밥솥 등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웰빙 트렌드와 독신세대 등 소가족세대 증가 여파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대형생활가전도 3분기 시장규모 1조2390억원으로 4.4%대의 성장세를 시현했다. 냉장고와 세탁기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전자·LG전자·위니아만도 등 제조사의 기술개발 및 마케팅 강화 등으로 김치냉장고 시장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비생활가전시장의 침체는 심각하다. 영상·음향가전이 3분기 30.6% 역성장한데 이어 카메라 등 포토와 프린터·복사기 등 사무기기·소모품도 각각 -4.9%와 -62.5%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영상·음향가전시장규모는 3분기 8210억원이었으며 포토와 사무기기·소모품시장규모는 7700억원과 3270억원이었다.
영상·음향가전 시장은 TV 판매 부진이 요인으로 파악된다. 제조사들의 초고선명도(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TV 출시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대와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빅이벤트가 열리지 않으면서 시장 창출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포토시장은 미러리스카메라가 성장세를 보였지만 스마트폰이 콤팩트카메라를 대체하면서 역성장을 보였다. 사무기기·소모품 시장 역시 프린터를 중심으로 이렇다 할 수요처를 찾지 못하면서 큰 폭 역성장을 나타냈다.
성장 양극화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진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산업전략본부장은 “가전 소비트렌드가 중소기업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다”며 “소형가전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지만 해외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국내 중소가전업체가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마케팅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올들어 가전 소비재 시장 규모(단위:10억원, %)
※자료:GfK( ( )는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