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노동위험국 오명에서 벗어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럽유통협회는 28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국을 노동위험국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노동·환경 감사(BSCI)를 받지 않아도 된다.
유럽유통협회는 까르푸(프랑스) 등 대형 유통그룹과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기업 총 1198개사로 구성된 유럽 최대 유통단체다.
노동위험국은 국제연합(UN)의 인간개발지수, 국제부패기구의 부패지수,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이행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된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노동위험국 소속 기업은 바이어 요청에 따라 BSCI 감사를 받아야 하며 감사를 거부하거나 불합격하면 거래 중단 압력을 받는다.
BSCI 감사는 서류감사, 공장실사, 노동자·인사담당자 인터뷰 등으로 이뤄진다.
감사 항목은 크게 노동법규(임금·노조활동 보장 등)와 산업안전(안전설비·조명·환기·위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매년 노동위험국으로 분류돼 BSCI 감사를 받았고, 지난 9월 현재 국내 11개 기업이 BSCI 감사를 받았다.
또 노동위험국 분류는 세계 바이어에게 한국기업·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 비관세장벽협의회 사무국은 지난달 국내 한 수출기업이 BSCI 애로를 접수한 것을 계기로 산업부·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제외 작업에 공동 착수했다.
이달 초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한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유럽유통협회를 직접 방문해 노동부문 개혁성과를 설명하고, 우리나라를 노동위험국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