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빛낸 SW]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성과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규모 소프트웨어(SW) R&D 사업인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가 지난 11월 막을 내렸다. WBS는 세계 최고 수준의 SW 제품을 만들기 위한 사업으로 정부가 2년간에 걸쳐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최근 WBS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 단계를 거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과제는 이미 국내외 기업에 적용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부분의 과제는 올해 제품 출시를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활용사례를 찾게 된다.

3일 정부는 WBS 연구과제의 완성도와 적용 사례 등을 기반으로 우수 사례를 시상하는 `WBS 성과보고회`를 가졌다. 이지케어텍·마이다스아이티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인피니티헬스케어·한국항공우주산업·한국스마트카드가 KEIT원장상, 영림원소프트랩이 NIPA 원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지케어텍

이지케어텍은 10여년 이상 의료정보시스템에서 얻은 기술적 노하우를 기반으로 병원시스템을 손쉽게 개발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의료정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병원 진료의 공통서비스를 도출해 총 217개 모듈을 개발했다. 이미 상용화한 분당서울대병원 차세대 시스템에 적용해 검증을 거쳤다.

이와 함께 이지케어텍은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한 병원정보시스템 `BEST케어 2.0`을 동시 개발해 의료서비스의 선진화를 한 발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해외시장에서 반응이 뜨겁다. 세계 각국 정부 및 병원, 기업으로부터 솔루션 도입에 대한 관심뿐만 아닌 사업 협력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위원량 이지케어텍 대표는 “야심차게 준비하고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직원 모두가 자부심이 고취돼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인 글로벌 사업화와 R&D 노력을 기울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헬스케어 ICT 전문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마이다스아이티

마이다스아이티는 플랜트 설계 통합 솔루션을 개발했다. 산업시설 구조물의 초기 설계 및 개보수 설계를 모두 지원하는 최초의 융합형 설계 솔루션이다. 태풍, 지진, 화재, 폭발 등 재난재해에 대비한 종합적인 시뮬레이션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플랜트 분야에서 상부 설비와 하부 구조물의 설계를 모두 통합된 설계를 지원하는 솔루션으론 처음이다. 국내 플랜트의 안전뿐 아니라 기업의 플랜트 설계 생산성을 향상시켜 해외 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대내외적으로는 선진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순수한 국내 기술력으로 대한민국 기술 자립화를 이루고 관련 분야의 국제 기술을 선점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SW강국으로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계, 의료와 같은 첨단산업의 시뮬레이션 분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피니티헬스케어

인피니티헬스케어는 GEM 지멘스 등 세계 유명 헬스케어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개발을 준비하던 차에 WBS 과제를 통해 이러한 꿈을 실현시켰다.

차세대 PACS는 환자의 CT, MRI 등의 의료영상을 의사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지능형 영상진단 기능과 협진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인피니티헬스케어는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지난 3년간의 노력으로 차세대 PACS 구축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27개의 특허를 출원해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며, 70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1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북미방사선학회(RSNA)에 참가해 차세대 PACS를 선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무인기용 표준 SW솔루션 및 테스트베드 개발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무인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작업과 다수의 풍동시험을 통해 공력형상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것을 기반으로 제어법칙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솔루션은 형상정보만 입력하면 무인기에 바로 탑재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제어법칙을 제공한다. 또 DB를 자동으로 생성해 설계기간을 대폭 단축시켜 개발비용을 절감하게 해준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는 과제 참여기업들과 동반해 차기군단무인기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국산 무인기의 세계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스마트카드

한국스마트카드는 `AFC(자동요금징수) 표준 SW`를 개발했다. `원카드 멀티프로덕트` 개념으로, 한 장의 카드로 여러 가지 발급된 상품들을 선택해 지불이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유럽 등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심리스 트레블(Seamless Travel)을 국내서도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심리스 트레블은 기차 정기권 티켓을 구매해 기차를 타고, 기차 티켓으로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를 할인받는 끊김 없는 지불 결제 트렌드를 말한다.

이 기술은 향후 국내에서의 교통요금상품 및 카드상품을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관광권 상품 특화 서비스, 모바일 상품 자동 가치 환전 서비스 등과 같은 응용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외국인 카드 지불 사용 증대,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의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림원소프트랩

영림원소프트랩이 개발한 `통합 스마트 ERP`는 기존 ERP의 문제점이었던 복잡성을 제거해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통합 스마트 ERP`는 ERP와 프로세스 활동관리가 통합된 구조에서 클라우드와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 맞게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주요 타깃 시장은 매출 2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과 일본을 비롯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이다.

통합 스마트 ERP 개발과 함께 진행된 `K.System BizUp 3.0`은 전략 목표 실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고 업무 프로세스 효율을 높여준다. 또한 ERP에서 구현되는 모든 프로세스와 연계가능하다.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모바일 오피스` 환경도 구현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성과물인 `K-스튜디오`는 SaaS형태의 통합 스마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운영에 최적화돼 있는 개발플랫폼으로, ERP 시스템의 개발, 빌드, 디버그 등의 작업이 가능한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