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 1번지, KAIST 창업보육센터를 가다]<6>비케이, 친환경 탈취제 대기업 러브콜 쇄도

비케이(대표 박상규)가 친환경 탈취제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창업한 지 3년 밖에 안 됐지만 기술력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벌써부터 국내 대기업에서 제품 진가를 알아보고 파트너로 삼겠다는 곳이 줄을 잇는다.

박상규 비케이 사장(왼쪽)과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탈취제를 펼쳐보이고 있다.
박상규 비케이 사장(왼쪽)과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탈취제를 펼쳐보이고 있다.

과거 건설업을 하다 실패한 후 창업으로 재기에 나선 박상규 사장의 열정과 끈기, 기술력이 제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 겪은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시 환경이라는 트렌드를 주제로 폐목재, 보도블록, 음식물 쓰레기 등을 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은 자금만 20억원이 넘는다. 웬만한 창업 초기 벤처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투자액이다.

수 차례 도전 끝에 비케이가 개발한 탈취제는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새집 증후군 원인으로 알려진 VOC(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벤젠, 아세트산, 아세트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을 강력한 흡착 기능으로 완전히 제거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공인시험을 거친 결과 시중에 나와 있는 유명 탈취제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케이가 개발한 탈취제는 1시간 후 포름알데히드를 완전히 제거했지만, 타사 제품은 2시간 경과 후에도 가스 농도가 잔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해세균에 대한 항균 기능도 탁월하다.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리스테리아균, 살모넬라균을 효과적으로 항균한다. 미생물, 바이러스 등에도 항균 작용을 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항균 시험을 마쳤다.

악취물질 제거 기능도 갖췄다. 암모니아, 트리메틸아민,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등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준다.

제품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타사 제품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탈취제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녹색기술, 친환경마크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조달우수 제품으로도 지정됐다.

비케이의 기술력을 알아본 대기업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이들 기업과 손잡고 제품 판매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최근 축산 분뇨를 활용해 개발 중인 축분탄도 기대되는 제품이다. 그간 시장에서 상용화 걸림돌로 지적됐던 건조와 탈취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제품을 활용해 현재 경기도 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경기도 내 가축 분료를 연료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벌써부터 성공적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효율 제품으로 향후 인기몰이가 예상된다.

비케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맨파워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박상규 사장과 최진호 이사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정도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역할 분담으로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한다.

회사 경영자이면서 엔지니어인 박 사장은 늘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노력한다. 독서와 블로거 활동으로 자신을 깨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박 사장에게는 두가지 꿈이 있다. 우선 회사가 성장궤도에 올라 안정되면 환경 특화대학을 만드는 게 1차 목표다. 전문성을 갖춘 환경 분야 전문 인재를 직접 양성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미국 벨연구소처럼 세계 최고의 R&D 연구소를 만드는게 꿈이다.

박상규 사장은 “그동안 숱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일을 좋아하고 즐겼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