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성공단에 더 큰 관심을

[기자수첩]개성공단에 더 큰 관심을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때의 열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말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의 발표 행사는 같은 날 열린 자선 김장행사보다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할 정도다. 개성공단 업체들은 지난 여름, 온 사회가 개성공단 생산품 판매 장터에 관심을 쏟던 때와 다르게 이미 해결된 문제로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가동을 시작한 지 석 달이 되어가는 개성공단은 지난 5개월간 생산 중단으로 입은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 입주 업체들의 생산량은 가동 중단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공급이 중단됐던 기존 거래처들의 반응은 싸늘하고 새로 물량을 발주할 고객사를 찾기도 어렵다.

개성공단에 회사의 운명을 건 입주 업체들은 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 매각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극단적인 대책까지 고려하며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멀게만 느껴진다. 한 입주 업체 관계자는 “입주 업체들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고 느낀다”며 “업체들 사이에서는 내년에도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사회적 관심의 결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단 국제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해결이 시급한 상시통행 실시, 인터넷 및 이동전화 공급, 통관절차 간소화의 3통 문제에서도 겨우 상시 통행을 위한 RFID 출입체계 정도만 논의됐을 뿐이다. 입주 업체의 어려움 해소와 제도 개선 등이 늦어질수록 개성공단에 입주할 해외 업체 확보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입주 부품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 업체들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공단의 미래 발전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회적 관심을 업고 각계의 도움이 더해져야만 생산 정상화를 통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