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육성…지원 예산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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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산업인 소재부품 신뢰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시험인증 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경쟁력 향상과 국제화는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시험인증 산업에 특화된 정부 연구개발(R&D)과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5일 관계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최근 `2014년도 국제상호인정 시험평가 능력 기반 구축사업`을 공고했다.

국내 시험인증 기관의 시험장비 국산화 개발·적용을 지원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이다. 시험인증 산업 성장에 따른 차세대 장비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국가 시험인증 기관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소재부품 불량으로 각종 설비 고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험인증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그러나 사업 취지는 좋지만 예산 규모는 초라하다. 내년 정부 출연금은 시험장비 국산화에 8억원, 해외 시장 진출 지원에 2억원씩 총 10억원 수준이다. 2013년 예산 3억5000만여원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 이 정도다. 이 사업이 시험인증에 특화된 사실상 유일한 R&D·글로벌 지원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다.

정부가 이와 별도로 시험인증 기관 신규 장비 구축·도입에 연간 80억~90억원을 투입하지만 장비 구매 용도여서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효과는 작다는 평이다.

그나마 이들 예산은 민간 시험인증 기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등 비영리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시험인증 산업이 국가 기관 위주로 구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민간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다. 국내 시험인증 기관은 2000~3000개에 달하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하다.

정부는 연말 또는 새해 초 발표를 목표로 시험인증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 중이다. 시험인증 기반 대책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나 관련 과제와 예산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시험인증 기관 관계자는 “국제 수준에 걸맞은 시험인증 장비 인프라와 기술력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면서 “동시에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과 노하우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료:기술표준원(2012년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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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