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시운전 중인 한전 HV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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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수천억원을 들여 `진도→제주`에 구축한 초고압직류송전(HVDC)이 2년째 정상 가동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육지로부터 대용량의 전력을 공급받아 전력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제주는 HVDC 추가 도입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정부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관련,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도→제주 간 HVDC 제2 연계선의 최근 11개월간 전력 송전량은 33만5896㎿h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6월 완공돼 150만㎿h로 송전할 계획이었지만 가동률은 현재 20%대 수준이다. 여기에 가동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지난 1997년 구축한 제1 연계선의 같은 기간 송전량(82만5090㎿h)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2 연계선은 한전이 3300억원을 투입해 LS전선이 구축한 122㎞의 해저 케이블과 변전소 등의 HVDC 설비다.

제주도는 매년 증가하는 전력사용량을 HVDC로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의 전력사용량은 2013년 700㎿에서 2017년 800㎿, 2027년 1000㎿ 수준으로 연평균 1.7%씩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력수요를 채워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제2 연계선은 완공한 지 2년이 됐지만 제대로 가동이 안 되고 있는데도 한전은 정상적인 작동계획이나 미작동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어 전력수급계획 조차 세울 수 없다”며 “제1 연계선의 경우 지금까지 일곱 차례의 대규모 광역정전을 포함해 수십 차례 정전사고를 발생시킨 만큼 제2 연계선과 제3의 연계선의 정상적인 작동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올해 2월 정부가 발표한 제6차(2013~2027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HVDC가 아닌 LNG발전소를 도내 설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관계 당국에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전은 내년 중 정상 가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완공이 늦어진데다 충분한 시운전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시운전 중이며 내년 중에는 정상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제1 연계선의 경우 몇 차례 정전사고가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HVDC 덕에 오히려 정전사고를 막은 일도 많은데다 경제성을 따지면 LNG발전소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발전되는 고압의 교류전력을 전력 변환기를 이용해 고압의 직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원하는 수전지역에서 다시 교류전력으로 재변환시켜 공급하는 기술이다. 송전 효율이 높고 전선 사용량과 송전선로의 면적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지만 국산 기술 부재로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표】제주도의 HVDC 운영 현황

1년 넘게 시운전 중인 한전 HVDC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