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중국에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현지 업체들이 모조품을 만들어 유통하기 시작합니다. 유명한 한국산 상품은 중국 업체가 국내 업체보다 먼저 자국에 상표권을 등록해 권리를 가로채기도 해요. 눈 뜨고 코 베이는 셈이죠.”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업체가 보유한 상표권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업체에게 부지불식간에 상표권을 뺏겨 정품을 판매하는 국내 업체가 오히려 `짝퉁` 취급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심사과정 없이 출원만 하면 등록되는 `무심사 등록제도`를 시행하면서 자국 내 실용신안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등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중국 국가지식재산부가 집계한 지난해 실용신안권 출원 수는 약 3만9000건이다. 이 가운데 자국인 실용신안 출원 비중은 39%, 외국인은 4%다. 해외 업체의 상표권 침해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다. 일례로 스마트폰용 터치장갑을 개발한 국내 업체가 알리바바와 제품 공급계약을 맺은 후 판매를 시작하자 유사 실용신안권을 가진 중국 내 3개사가 침해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개인 창업주가 대부분인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관리에 소홀해 고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지 업체가 먼저 상표권을 등록하면 정품 생산 업체라고 해도 중국 정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가 현실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실용신안, 특허, 디자인, 상표 등 지식재산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현지 특허 사무소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사업자가 많은 온라인 쇼핑몰 특성 상 모든 등록 절차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각 절차 진행에 따른 등록비용도 부담이다.
코리아센터닷컴, 심플렉스인터넷 등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계는 최근 중국에 진출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상표권 및 도메인 등록 대행 서비스를 개시했다. KOTRA는 전담 변리사를 배치해 중국 지재권 정보, 진출 상담, 상표 출원 등 행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중국에 진출하기 전에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 현지에서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온라인 쇼핑몰 창업주,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계, 유관기관이 함께 지재권 관리에 힘을 쏟아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