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단계부터 회수를 생각해야 하는가. 물론 그렇다. 회수 시장은 대표적으로 기업 공개(IPO), 인수합병(M&A), 기타 방법으로 분류한다. 우리 회수 시장은 IPO에 의존하는 반면 미국의 회수시장 M&A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벤처기업은 인간과 같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를 생각해 보자. 영육아 시절에는 비용이 많이 투자되지 않으나 성장하면서 비용이 점차 증가되듯이 벤처기업도 창업시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치 않으나 회수 시점까지 점차로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페이스북은 10차례의 자금 수혈을 받아 2012년에 IPO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받아 성장한 기업은 일정 시점에서 성장엔진이 가속화되는 현상( Breakthrough)를 유지할 수 있으나, 마치 영양 결핍환자 처럼 필요할 때 자금을 못 받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가 회수를 단행한 기업은 성장엔진 점화가 불가능하다. 성장엔진을 만들기 위해서 엔젤투자자가 초기 시드 단계 투자를 담당하지만 우리 실정은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해 체력이 약한 부실한 벤처기업이 VC투자를 받아 IPO에 상장했으나 성장엔진이 없는 기업은 생명력이 길지 못해 상장 폐지되는 기업 수가 상장기업 수 보다 많았다. 초기부터 건전한 생태계를 통해 적기의 영양공급과 함께 투자자의 충분한 보살핌이 있을 때 우수한 기술기반 기업이 탄생한다면 IPO는 물론 M&A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IT분야에서 M&A는 우수한 기술 기반 회사 사이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특정 기업이 유일한 기술을(Unique Technology) 가지고 수요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로 판단되면 즉시 M&A가 이루어진다. 실리콘밸리 주요 IT기업은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어서 세계를 대상으로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구글의 경우 초기 검색 사업에서 시작해 외부로부터 M&A를 통해 모바일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까지 확보해 무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 분야는 빠른 생명주기를 가져 시간이 길게 소요되는 IPO보다는 M&A가 적합하다.
2012년 한국벤처기업협회 조사에 의하면 국내의 경우 창업에서 상장 까지 기간이 약 12년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사례를 보면 창업에서 M&A기간이 5년 전후에 단행되고 미국에 비하여 회수 기간이 2배 이상 소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칫 낙후된 기술이 시장에 상장되어 경쟁력이 없어 조기에 상장 폐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창업과 회수 사례를 살펴보자. 2000년대 창업은 주로 인터넷 분야가 대상이었다. 20여명이 초기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해 주로 IPO로 회수했다. 이들이 현재 글로벌 플랫폼 공급업체로 자리잡은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이다. 2010년대 창업은 주로 모바일 분야가 창업의 주류를 이루고 5명 내외 인력이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해 주로 모바일 앱을 개발해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의 주요 회수 시장은 공급업체에 M&A를 통한 매각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흡수 합병하고 구글이 최근에 WAZE사를 흡수 합병한 사례다. 미국에서 보듯이 국내의 모바일 기업도 IPO시장보다는 M&A를 통한 회수 시장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며 유사한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성장 기업의 회수전략은 근본적으로 가치 극대화(Maximize Valuation)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수단으로는 IPO, M&A, 기타 방법이 통용되고, 기술별 또는 섹터 별로 다른 수단을 사용하여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키워온 기업이 마지막에 좋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회수 하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초기 창업부터 고려해야 한다.
오덕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센터장(doh@born2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