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바다에너지 `조류발전`

조류발전은 발전소 부지를 만들어 부지와 바다 사이의 수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과 달리, 조류의 흐름이 빠른 곳에 수차 발전기를 설치해 자연 흐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바다 속 친환경 발전이다. 조류발전은 댐을 설치할 필요 없이 지주구조물과 수차발전기만 설치하기 때문에 기존의 조력발전소에 비해 건설비용 부담이 적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야 있다. 발전소 위치 선정에 각종 제약이 있는데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발전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워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해 대표적인 친환경 해양에너지로 평가된다.

조류발전은 유체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풍력발전기와 비슷한 원리다. 바닷물의 밀도는 공기보다 약 800배 이상 크다. 이 때문에 같은 용량의 발전기라면 조류발전에 쓰이는 수차가 풍력발전에 쓰이는 수차에 비해 훨씬 작아도 된다. 결국 같은 양의 수차를 사용해도 조류발전은 풍력발전보다 효율이 뛰어난 셈이다.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조류에너지와 조류발전 수차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조류발전에 쓰이는 수차를 개발하거나 효율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를 포함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대표적이다.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리아스식 해안이 특징인 국내 서남해안에서는 조류발전에 적합한 곳이 많다. 전라남도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 명량수도에 있는 `울돌목`이 국내에서는 대표적이다. 이곳은 최대 13킬로노트(kn)에 달한다. 여기에 수심 또한 조류발전에 최적지라는 평가 받고 있다. 울돌목 외에 진도 남서쪽의 장죽수도와 맹골수도, 경상남도 사천시와 남해군 삼천포수도 등이 조류발전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울돌목은 1597년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함대를 물리친 명량대첩의 전투지다. 울돌목의 빠른 조류와 흐름의 방향이 바뀌는 물때의 정확한 예측이 가져온 과학이 만들어낸 승리다.

울돌목은 전라남도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를 잇는 좁은 수로로 굴곡이 심한 암초 사이를 소용돌이치며 달리는 바닷물이 사납고 급하게 흐르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서 `바다가 우는 바다 길목`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01년부터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조류에너지 실용화 기술 개발`연구를 수행했다.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는 이 연구의 결과물인 셈이다. 실험은 실제 수차 모양을 그래도 축소시킨 모형을 만들고 일정한 물의 흐름을 만들어서 축소 모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실제 눈으로 관찰하며 그 변화를 해석 값을 통해 가장 적합한 조류발전 수차형성을 설계해, 실증 실험에 적용됐다.

이 결과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지난 2005년 착공, 4년여 공사 끝에 2009년 5월 완공됐으며 사업비 143억원이 투입됐다. 500㎾급 2기가 울돌목을 가로질러 설치된 이 발전소는 수면 위 발전시설을 포함해 가로 16m, 세로 36m, 높이 48m에 무게만 1000톤 규모로 세계 최대급이다.

울돌목 발전소는 400여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1000㎾급)로 시험운영 뒤 증설을 거쳐 올해부터는 9만㎾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조류발전소에 대한 실용화 여부를 판단하는 용역결과 기술의 우수성은 인정받았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공유수면 허가권자인 진도군이 해상안전사고 위험, 녹진 관광지 경관 저해 등으로 철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전남도도 지난 2011년 발전소 철거 지시를 통보했으며 사업 시행처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제2차 국책사업인 능동제어형 기술개발과 발전소 주변 경관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겠다며 허가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0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2차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울돌목 조류발전소의 향후 사업방향에 따라 국내 조류발전의 생사가 달렸다. 울돌목은 국내 조류발전 최적지로 다년간의 연구 실험시설로 설치된 시험조류발전소이면서 수직축 조류발전시스템으로는 세계 최초다. 시설용량으로도 세계 최대인데다, 우리기술만으로 완성돼 향후 국내 조류발전 기술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