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칩테크놀로지·팬택 공동으로 진동 압전스피커 개발

압전스피커가 장착된 팬택 시크릿업 사운드케이스
압전스피커가 장착된 팬택 시크릿업 사운드케이스

팬택 `베가 시크릿업` 스마트폰의 `사운드 케이스`는 속이 빈 물체만 휴대폰 위에 올려두면 소리를 키워준다. 음색도 나무, 금속 등 주변 물체를 이용해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캠핑장 등 야외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 별도로 스피커를 챙겨갈 필요가 전혀 없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만나 신개념 스피커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 케이스는 중간에 장착된 진동형 압전 스피커가 핵심 부품이다. 세라믹 기반 부품 전문기업인 이노칩테크놀로지와 팬택이 공동 개발했다.

압전체는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전기가 발생하거나 기계적인 운동을 하는 물질이다. 압전 스피커는 전기 신호를 가하면 압전체가 변형하면서 진동판을 떨리게 만든다. 이 진동이 다른 물체에 전해지면 공기가 공명하면서 소리가 커지고 멀리 보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스피커 전체 두께가 2㎜ 이하로, 기존 전자식 스피커에 비해 두께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흔히 쓰이는 다이나믹 스피커는 코일을 감아 코일의 진동으로 소리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얇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원도 스마트폰 내장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전원 케이블이 필요 없다. 초소형 전력증폭기(앰프)를 별도로 탑재해 배터리 사용량을 조절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 모듈에 장착해 실장 면적도 최소화했다.

스피커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케이스만 갈아 끼우면 된다. 스마트폰을 종이 상자나 폼보드 위에 올려두면 접촉하는 물질에 따라 음량이 달라진다.

다이나믹 스피커에 비해 압전 스피커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세라믹 기술을 이용해 이에 못지 않은 제품을 개발했다는 평가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스마트폰 내부 정전기를 방지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코먼모드 ESD 필터(CMEF) 1위 업체다. 세라믹 입자를 박막화하고 전극을 입힌 뒤 적층·소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라믹이 전기 신호를 모으고 신호에 따라 기계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는 특징을 응용했다.

강중근 이노칩테크놀로지 전무는 “현재 팬택 시크릿업 모델에만 공급하고 있지만 향후 팬택 차기 모델과 국내외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공급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시판용 케이스에만 장착됐지만 번들 케이스용으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태블릿PC, 스마트TV 등으로도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와 팬택이 공동 개발한 압전스피커
이노칩테크놀로지와 팬택이 공동 개발한 압전스피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