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택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급등한 LPG가격에 신음하는 택시업계를 위해 연료를 다변화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내 정유산업과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환경성 문제가 해소된 경유택시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국토교통부가 택시 업계의 운영애로를 덜기 위해 해외 선진사례와 환경성 기술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경유택시를 보급하기로 전환했음에도 환경부가 경유택시 도입이 대기환경을 오염시켜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과장된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보다 대기질이 훨씬 좋은 런던·파리·베를린 등 유럽 선진국은 경유택시가 자율보급 중이고 LPG택시만 운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환경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박사는 “대구 택시 업계가 약 2년간 택시 연료 다양화를 시도하면서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를 전국 택시업계와 공유하면서 택시연료를 다양하게 선택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현재 국내 경유차는 `유로5급`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세계 최상급 수준으로 수십 년 전 탄광에서 사용한 건설기계용 경유엔진이나 낡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매연의 유해성을 언급하면서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박사는 “과거 경유 차량의 경우 과도한 배출 가스 문제가 있었으나 기술의 발달로 현재 경유 차량은 과거와 현저히 다르다”며 “동시에 현재의 기술로는 온실가스 저감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택시와 같이 운행 거리가 매우 큰 차량의 경우 연비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 측면에서 가장 적용하기 적합한 차종이라는 설명이다.
최세범 KAIST 교수는 “국내 소비하는 LPG는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부산물로는 부족해 약 60%가 수입되는 반면에 수입원유로부터 재생산한 경유는 50%가량 남아돌아 헐값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경유를 활용하는 건 정유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일본이 배기가스 규제를 경유차에 지나치게 불리하도록 설정해 일본 자동차 회사가 경유차의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았다”며 “우리나라도 정부가 특정 기술(LPG, CNG)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국가 전체의 기술 경쟁력을 저해하는 매우 위험한 처사”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배기가스 규제 기준만 마련하고 모든 기술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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