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결산]디스플레이

올 한해 디스플레이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사건은 대면적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대면적 OLED는 물론이고 2년여 간 기다려온 플렉시블 OLED도 드디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3 결산]디스플레이

55인치 OLED TV는 지난해 미국 가전쇼(CES)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패널 업체들과 셋트 업체들 모두 지난해 여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플렉시블 OLED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기다렸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OLED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없어 자유자재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대면적 OLED와 플렉시블 OLED는 평판 디스플레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양산은 큰 의미를 갖는다.

대면적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스타트를 끊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해 55인치 평면 OLED TV를 지난 1월에, 곡면 OLED TV를 4월에 각각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곡면 패널을 채택해 곡면 OLED TV를 지난 6월에 내놓았다.

하반기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대전으로 이어졌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볍고 얇으며, 잘 깨지지 않는다. 깨지지 않는 장점은 디스플레이 응용 범위를 대폭 넓힐 수 있다.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이나 교육용 부자재로도 채택이 가능하다.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많아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패널은 좌우가 휘어진 갤럭시라운드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은 위아래가 휘어진 G플렉스에 각각 채택됐다. 기대와 달리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새해에는 이들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의 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숙제다. OLED TV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도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지 못한 것은 패널 수율 문제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수율을 올려 새해에는 올해보다 출하량을 5~10배 정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인력 유출 공방에서 시작해 극한 특허 싸움을 벌이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극적으로 화해한 것도 올해 큰 사건 중 하나다. 올 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표들은 산업부 주선으로 화합의 자리를 갖게 되면서,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 이어 9월에는 모든 특허 소송을 취하하면서 싸움을 매듭지었다.

초고선명(UHD) 패널의 급성장도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들썩이게 한 뉴스다. 이노룩스 등 대만 패널업체들이 저가 UHD 패널을 쏟아내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패널 업체들은 UH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조금씩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오판이었다. UHD 시장에서 대만 업체들에게 내준 자리를 되찾기 위해 105인치 곡면 UHD 패널을 내년부터는 양산할 예정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